화학연 개발 에이즈 치료제, 중국 시판 허가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기술이전을 통해 중국 신약 시판이 허가됐다.
30일 화학연에 따르면 손종찬·이일영 박사팀은 1995년부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공동연구 후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이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고 화학연은 2012년 카이노스메드에 기술이전해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이전 기업 카이노스메드는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높은 중국 내 상용화를 위해 2014년 중국 제약사 장수아이디(Jiangsu Aidi Pharmaceutical)에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이전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 임상 1~3상을 거쳐 2021년 6월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비핵산 계열의 역전사효소 저해제다. 역전사효소는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가진 특정효소로서 바이러스의 RNA 유전정보를 바이러스의 DNA 유전정보로 전환시켜 HIV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본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Inhibitor)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 치료제는 중국 임상시험 결과 신경 정신 계통의 부작용이 적고 유전적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하고, 하루에 한 번 경구투여할 수 있으며 다른 약들과 병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전세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은 3000만명 이상이다. 특히 중국은 2018년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가 누적 125만 명으로 집계되며, 매년 약 8만 명씩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동안 면역 약화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았지만, 치료제가 개발된 후에는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 생존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는 전세계적으로 길리어드사 점유율이 높으며 글로벌 시장은 현재 16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치료제는 향후 타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판매권을 연구원이 기술이전한 국내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신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손종찬 박사(1987~2013 재직)는 “화학연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승인된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며 “본 치료제를 통해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화학연에서 발굴된 많은 후보물질이 계속해서 신약으로 개발돼 인류의 건강 수명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