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법안 홍보율 99%, 통과율 고작 1.8%

오히려 폐기율이 29.9% 기록…과대 홍보에 비난 봇물

2011-06-16     김거수, 이재용 기자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홍보용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이 형편 없는 성적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법안 발의를 할때마다 보도자료를 제출하며 발의 내용이 모두 이뤄진듯한 내용으로 꾸미고 있지만, 실상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통과율은 지난 16일 현재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별로 살펴볼 경우 ▲박병석 국회의원(서구갑)은 대표발의 11건 중 0건 ▲이재선 국회의원(서구을)은 대표발의 27건 중 0건 ▲이상민 국회의원(유성구)은 대표발의 60건 중 1건 원안가결, 2건이 수정가결 ▲권선택 국회의원(중구)은 대표발의 22건 중 0건 ▲김창수 국회의원(대덕구)은 대표발의 21건 중 0건 ▲임영호 국회의원(동구)은 대표발의 26건 중 0건이 가결됐다.

총 167건 중 3건만이 가결된 것이며 더욱이 법안 폐기율이 가결율보다 높다는 점은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폐기율을 의원별로 살펴보면 ▲박병석 국회의원(서구갑)은 대표발의 11건 중 폐기 1건, 대안폐기 1건 ▲이재선 국회의원(서구을)은 대표발의 27건 중 대안폐기 6건, 철회 1건 ▲이상민 국회의원(유성구)은 대표발의 60건 중 폐기 5건, 대안폐기 18건, 철회 1건 ▲권선택 국회의원(중구)은 대표발의 22건 중 폐기 1건, 대안폐기 2건 ▲김창수 국회의원(대덕구)은 대표발의 21건 중 대안폐기 5건 ▲임영호 국회의원(동구)은 대표발의 26건 중 대안폐기 8건, 철회 1건 등이다.

총 167건 중 50건으로서 29.9%의 폐기율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가결 및 폐기를 제외한 법안들은 임기만료폐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폐기율을 거진 9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의원들의 법안 현황을 살펴보면 ▲ 박병석 10건 중 폐기 2건, 대안폐기 3건, 임기만료폐기 5건 ▲ 권선택 10건 중 1건 수정가결, 폐기 1건, 대안폐기 3건, 임기만료폐기 6건 ▲ 이상민 31건 중 원안 1건, 수정가결 2건, 폐기 2건, 대안폐기 7건, 임기만료폐기 19건이다.

총 51건 중 7.8%의 가결과 92.2%의 폐기율을 기록했다. 현재 1.8%를 기록하고 있는 18대 국회의원들의 법안 가결율을 생각할 때 18대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17대 법안 가결율 7.8%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12월 기준 18대 국회의원 발의안에 대해 수정 가결을 제외한 원안가결율 7.4%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박병석 의원실 최종길 보좌관은 "박병석 의원이 발의한 대부분 법안이 민주당의 당론이기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마찰로 통과되지 않는 법안들이 있다"며 "더욱이 일부 내용이 기존 법안에 반영되며 폐기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으로는 0건이라고 할 수 없으며 제도적으로 0건 처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유선진당 의원실 역시 "발의한 법안들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반대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며 "법안 의결 수치를 계량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시민 김모씨는 "야당 혹은 소규모정당이라 법안 통과에 힘을 못 받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현수막을 붙히는 등 과다한 홍보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 뒤 "통과된 법만 보도하는 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당 간의 마찰과 무시가 입법 기능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감안하더라도 입법기능이 국회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무분별한 법안 발의, 당 간의 법안 방해가 난무하면서도 언론 홍보에만 힘을 기울이는 것이 유권자의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깍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고,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