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성급했다”에 병무청 “억울하다”

2006-03-20     편집국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전에서 일본에 패한 뒤 병역특례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난이 병무청에 집중되자 병무청은 “결정은 딴 사람이 해놓고 욕은 우리가 먹는다”면서 냉가슴을 앓고 있다.

20일 병무청에 따르면 전날 WBC 4강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일본에 0대6으로 패하자 “대회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병역특례를 운운해 선수들의 마음만 흔들어 놨다”며 곱지않은 시선이 몰리고 있다.

병무청은 그러나 이번 병역특례 결정은 당정간에 협의된 것으로 병무청은 논의 과정에 끼지도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특례 부여를 반대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규혁 병무청장은 지난 1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참석조차 못했고 윤광웅 국방장관만 정부측 입장을 대변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병무청은 또 이날 당정협의 결과가 알려진 직후 병역특례 대상 11명 가운데 2명은 병역기피 사실이 있기 때문에 특례에서 제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은 불과 몇 시간만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인해 번복되면서 석연치 않은 구석을 남기기도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윤 청장은 개인적으로 병역기피 전력이 있는 2명뿐만이 아니라 11명 모두에 대한 병역특례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고있다”며 “경위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병무청장은 당정협의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병무청이 병역기피 선수 2명에 대한 특례를 왜 인정했느냐고 비판한다면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병역특례 결정과 병무청은 무관함을 재차 강조했다.

병무청의 부처 성격상 병역특례나 대체 복무 적용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고, 특히 출산율 저하로 병역자원이 감소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광웅 국방장관은 20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스포츠 종목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병역특례 제도를 올해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BS정치부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