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양성자가속기, 방사성의약품 공급 ‘첫발’

2022-02-21     이성현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국내 대용량 양성자가속기가 방사성의약품 공급에 첫발을 내디뎠다. 또 병원에서 해당 약품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스트론튬-82’ 생산과 ‘루비듐-82’ 발생기용 흡착컬럼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루비듐-82는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 진단에 유용한 방사성동위원소다. 그러나 반감기가 75초로 매우 짧아, 모핵종이자 반감기가 25.5일인 스트론튬-82를 생산했다.

의료 현장에서 루비듐-82를 직접 추출해 사용하려면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스트론튬-82를 붕괴시켜 루비듐-82를 생성하는 방사성도우이원소 발생기가 필요하다.

원자력연에서 개발한 흡착컬럼은 이 발생기의 핵심부품으로 스트론튬-82를 흡착해 루비듐-82만 외부로 용출시킨다.

원자력연은 지난 2012년 100MeV(메가전자볼트)급 선형 양성자가속기를 구축했다. 이후 2014년 표적조사용 빔라인시설, 2021년 분리정제용 핫셀을 추가 설치함으로써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반을 갖췄다.

스트론튬-82는 국내 양성자가속기로 생산한 첫 방사성동위원소다. 연구진은 먼저 염화루비듐(RbCl) 표적에 100 MeV 양성자빔을 조사했다.

표적 내 루비듐 중 일부는 양성자와 핵반응을 일으키며 스트론튬-82로 바뀐다. 이후 분리정제 공정을 거쳐 고순도의 스트론튬-82 용액을 얻었다.

나아가 스트론튬-82 용액과 흡착제가 들어갈 컬럼을 제조했다. 컬럼 내에 강하게 흡착된 스트론튬-82 중 일부가 방사성붕괴해 루비듐-82로 변하면, 흡착력이 떨어져 식염수만으로도 쉽게 용출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번에 생산한 스트론튬-82를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연구용으로 우선 공급해, 해당 방사성동위원소의 전임상 성능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할 예정이다. 또 루비듐-82 발생기의 국산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

박원석 원장은 “국내 유일 선형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한 첫 방사성동위원소 개발이어서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협력을 강화해, 의료계에서 안정적인 심장질환 진단이 가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