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아빠 최정수, 재생종이 명함 사용 친환경 선거 실천

쓰레기 몸살 올해도 여전해, 대선 한번에 14만그루 벌목, 실천대책 나와야

2022-03-10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리와 건물벽, 곳곳에 선거현수막이 설치되고, 예비후보자들은 거리인사와 홍보전으로 선거승리를 위한 본인 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의 특색있는 문구와 사진, 주요정책과 공약을 요약해 담은 명함은 선거홍보의 기본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색상과 형태,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다.

한 장이라도 더 돌려 본인을 각인시키려 공을 들이는 후보자, 이와는 달리 쏟아지는 명함공세에 거의 다 비슷비슷하다는 유권자, 이런 가운데 어떤 명함이 눈길을 끌 수 있을까?

세종시 교육감 선거 최정수 예비후보는 선거홍보명함을 두 종류, 제작했다. 하나는 일반 명함용지에 본인의 이름과 캐리커쳐, 선거문구, 약력을 적었고, 하나는 진베이지색 재생종이로 제작한 명함이다.

“안녕하세요, 최정수입니다” 인사와 함께 명함을 건네면 반갑게 받아주는 시민, 명함을 보며 얼굴을 한번 더 보기도 하고, 모르는 척 피하거나 받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거절을 당해도 당황하지 않고 가는 길에 다시 한번 인사하는 최정수 예비후보. 유권자가 본인을 기억하고 알아주고 선택해주길 호소한다.

최정수 예비후보는 “매끈하고 하얀 일반명함보다 질감있는 재생종이 명함을 건넸을 때, 명함을 받아 다시 보는 시민들이 훨씬 많다”고 전한다. “작은 실천이지만 친환경 선거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명함에 재생종이를 사용했는데, 실제 시민들이 반응이 좋아서 선거결과도 좋을 것 같다”며 미소를 보인다.

선거철에는 현수막과 공보물, 명함, 피켓, 점퍼 등의 한번 쓰고 버리는 폐기물이 쏟아져 나온다. 현수막은 합성수지 재질에 유성잉크로 출력해 잘 썩지 않고 태우면 다이옥신,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명함 등 각종 공보물은 양면 비닐 코팅이 되어 있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환경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쓰이는 현수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660톤, 각종 공보물을 포함하면 7,312 톤CO2e으로 추정한다. 이는 30년된 소나무 803,522그루가 1년동안 흡수해야하는 양이다. ㈜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수막만 약 20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홍보물 대체 등의 선거운동 방식전환을 제안한 바 있다.

더불어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지난해 11월,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위해 공직선거에 사용되는 투표안내서, 공보물, 벽보, 명함, 의정활동 보고서, 공약 등에 사용되는 종이를 저탄소 제품 인증과 GR인증에 의한 재생종이로 한정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소위 심사에서 반대의견이 많아 회송됐다.

이 외에 온라인 홍보로 대체하는 방안, 현수막 재활용 법안 등 선거 쓰레기 문제개선을 위한 관련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에 쓰인 모든 홍보물은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현수막과 자원순환이 쉬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QR코드를 이용한 전자명함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일부 후보자들은 친환경 선거를 위해 단가가 더 비싼 사탕수수 잔여물로 만든 ‘얼스팩 종이’를 사용하거나 공보물은 친환경 종이로, 현수막은 탄소배출이 적은 콩기름으로 인쇄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재생용지 판매는 수요가 없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19로 2년을 보내면서 일회용기, 포장지 등의 쓰레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구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민 개개인은 실천하고 해결할수 있는 한계에 무력감을 느낀다.

여기에 20여년째 선거철마다 쏟아지는 선거공보물 쓰레기까지 더해져 우울해지는 현실이다. 다음 선거에서도 한번 쓰고 버려진 현수막 더미를 보며 기후위기를 앞당긴 죄책감을 안고 갈 것인지, 친환경 선거 실천은 과연 가능할 것인지,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