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새 야구장 논란...선거판 뒤흔드나
허구연 "한화이글스 소중함 모르면 떠나야“...연고지 이전 시사 '폭탄 발언' "정치에 스포츠 이용하는 것"...지역 정치권에 경고장도 장종태 "새 야구장 건립 반대한 적 없다” 즉각 반응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한화이글스가 대전을 떠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허구연 신임 KBO 총재가 대전지역 정치권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2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KBO 제24대 총재 취임식 자리에서다.
6·1 지방선거 대전시장 예비후보들이 최근 신축 야구장이 지어질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반대를 주장하자 강력 대응을 예고한 것.
특히 총재 권한으로 한화이글스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야구장 이슈가 이번 시장 선거판을 흔들 신종 변수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허 총재는 "4년 전 야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모든 후보들이 다 넣었었다. 그런데 후보가 바뀌었다고, 야구장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건 정치에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허 총재는 이어 "KBO가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면 안 된다. 지자체가 구단에 갑질을 하는 시대“라며 ”조금 강한 메시지일 수 있겠지만 소중함을 모르면 떠나야 한다“며 분노했다.
한화이글스의 ‘연고지 이전’도 고려하겠단 강경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또 “과거에 광주, 대구 시장에게도 'KIA, 삼성이 떠나면 시장이 또 되겠느냐'는 얘기를 했었다. 농구에서 KT가 막상 떠난다고 하니 부산시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나.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총재의 권한을 사용해서 떠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 총재의 기자회견을 접한 한화팬들은 “허 총재님 사이다 발언입니다”, "대전 정치인들 정신 차리시길", "세종·천안·아산·청주·서산으로 떠나자", "시장 후보들 구단 떠나면 후폭풍 어떻게 감당할거냐", “야구장 건립해 주는 시장 후보 뽑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허 총재의 기자회견 직후 정치권도 즉각 반응했다. 자칫 선거 과정에서 ‘야구장 반대’ 꼬리표가 붙는 등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장종태 시장 예비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새 야구장 건립을 반대한 적이 없다”며 “대안 없는 한밭운동장 철거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대전시장이 되면 3개월 이내에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한밭운동장’ 철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현 부지를 중심으로 예산을 더 투입해서라도 더 나은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2025시즌 프로야구 개막 전에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허구연 총재는 오는 4월 11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대전 홈 개막전 관람 후 야구장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허 총재는 지난 2019년 5월 대전시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