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30여명 다치는 아수라장

2006-03-26     편집국

롯데월드의 무료 이용 행사에 수만명이 몰리면서 30여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잠실 롯데월드는 지난 6일 1명이 숨진 놀이기구 안전사고를 사과하는 뜻에서 26일부터 무료 이용 행사를 실시했다.

새벽부터 잠실 롯데월드 주변에는 수만여명의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몰려 들었고 오전 7시쯤부터 입장을 기다리던 이용객들끼리 밀고 밀리면서 앞줄에 서있던 10여명이 넘어졌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출입구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여기저기서 밀려 넘어지는 이용객들이 속출했고, 출입구 유리창까지 깨졌다.

이 과정에서 3살 박 모 군이 턱이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고 15살 이 모양 등 35명이 찰과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 오 모씨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계속 떠밀렸고, 우리 아이가 죽지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롯데월드측은 개장 시간을 1시간 앞당겨 8시 반부터 입장을 시켰고, 불과 10분만에 제한인원인 3만 5천명이 다 들어찼다.

들어가지 못한 수만명의 초중고생과 시민들은 롯데월드측에 항의하면서 봉쇄된 출입문을 잡아 흔드는 등 오후까지 혼란이 계속됐다.

운좋게 입장한 시민들도 너무 많은 이용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놀이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고, 일부 시설은 과열돼 작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26일 하루 롯데월드는 휴식공간이 아니라 아수라장이었다.

이 날 무료 행사를 앞두고 여러차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롯데월드측의 안일한 대처가 대형사고를 부를 뻔 했다.

롯데월드측이 무료 이용 이벤트를 발표하면서 이미 대 혼잡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관할 경찰은 "수만명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공문 등을 통해 여러차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측은 26일 200여명의 자체 안전요원을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한꺼번에 몰려드는 수만명의 인파를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오전 7시쯤부터 밀고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안전사고 징후가 나타났지만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이용자들은 사고 우려에 대한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항의하고 있다.

롯데월드측은 뒤늦게 경찰에 수습을 요청했으나 이미 30여명이나 다친 뒤였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기획한 행사였는데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부상자를 포함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월드는 3월 말까지로 예정했던 무료 이용 행사를 27일부터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놀이기구 안전사고에 이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롯데월드측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BS사회부 도성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