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군 동료 손도끼로 협박해 극단 선택 내몬 2명 중형
재판부 "범행 은폐하기 위해 말 맞추는 등 죄질 나빠"
[충청뉴스 김윤아 기자] 군 복무를 함께한 동료를 상대로 금품을 뜯어 내다가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만든 20대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찬)는 강도치사,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2)씨와 B(21)씨에게 각각 징역 10년,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군 복무를 같이 한 피해자 C씨의 주거지 옥상에서 손도끼로 협박하며 1000만원 지급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손도끼로 구조물을 수차례 찍으며 "내가 장난하는 것처럼 보이냐"며 위협하고 1000만원 지급 각서를 쓰게 했다.
이후 피해자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서산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35만원을 송금하게 하고 나머지 965만원은 대출을 알아보거나 적금을 깨라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피해자에게 신고하지 말 것을 강요하며 지속적으로 연락했고 결국 극심한 압박감을 느낀 C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피해자의 작은 누나는 피해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이들은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이 주고 받은 문자 등을 토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만난 뒤 "표정을 보니 안 좋은 생각할 것 같다.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냐"고 말한 것 등을 토대로 "협박과 피해자 사망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다가 사망했고.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살해를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사망한 후에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말을 맞추는 등 범행 후 정황에도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