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전 동구 공천 잡음’ 후폭풍 거세지나

민주 대전 동구 시·구의원들 단체행동 나서 “이미 내정자 단체채팅방 있어...공천 원천무효화, 장 선거기획단장 사퇴해야” "집단 탈당 및 무소속 출마도..." 경고

2022-04-14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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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6·1 지방선거를 48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정치권 분위기가 이상하다. 연일 공천 내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현역 지방의원들 간 대립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장철민 국회의원 지역구인 동구에서 돈 시·구의원 공천 내정자 명단이 실제 지방의원 후보 등록 명단과 거의 일치하면서 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지방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

동구지역 시·구의원들은 14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장철민 의원의 공천개혁은 가짜, 구태정치, 불공정, 꼼수, 공천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민주당 현장 비상대책회의가 열린 대전시당사를 기습 방문, 점거 농성을 벌인 뒤 두 번째 행동이다.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신청을 받으며 민주정당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몰상식과 갑질행위가 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장 의원이 이들을 각각 불러 공통적으로 ‘지방선거 불출마’를 권유했으나 사실상 이들이 느끼기엔 강요나 강압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2020년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홍영표 후보를 돕지 않았기 때문에 공천 주기 어렵다는 말을, 돕지 않으면 공천에 평가하겠다는 말을 이제는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원칙과 중심이 없는 공천, 즉 사천의 만행을 자행했다”며 “민주당 동구의 민주주의는 공정, 정의, 원칙 없는 장 의원으로 인해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윤종명 대전시의원은 “현역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주지 않고 당원·당규를 무시한 채 (내정자에게) 자리를 나눠주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함에도 내 사람으로 바꿔서 내 멋대로 정치하겠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종호 시의원은 “동구지역 SNS 단체채팅방이 있는데, 그거와 별도로 내정자들을 모아놓은 단체채팅방이 있더라. 사전에 다 짜놓고 공천 쇼를 한다는 확신이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화평 동구의원도 “이번 공천은 평가하겠다고 했으나 공정하지 않다”며 “(장 의원이) 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지역 한 원로 고문은 “현역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냐고 3시간 동안 설득했으나 지역 어른들이 서로 주고받는 표는 300표 미만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수십년간 민주당을 위해 목숨 걸던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하니 너무나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번 공천의 원천무효화, 공정 경선을 위한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 조치와 함께 장 의원의 시당 지방선거 전략기획단장 사퇴를 촉구했다.

일부에선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집단 탈당 및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천 내정 문제가 당원 집단 탈당이나 무소속 후보 출마로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민주당에겐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