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세일' 진짜 가짜 구별법!
“매장 앞에서 나 같은 사람이 떠들고 있으면 100% 세일이다!”
자칭 ‘폐업도우미’라고 말하는 이대영 (35)씨가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폐업’의 세계에 대해 소개했다.
‘눈물의 부도 ’‘완전공짜’ ‘대박세일’
연일 쏟아지는 전단지 속에서 진짜 ‘폐업세일’을 가려내는 건 쉽지 않다.
이대영 씨는 “기본적으로 어느 매장이나 15-20%의 세일을 한다. 그런데 20%를 넘어가는 30%, 50% 세일이라고 써놨을 땐 기존가와 현재가를 비교해보면 된다.
폐업세일은 전품목 평균 50%정도의 세일을 한다. 또 매장 앞에서 나 같은 사람이 떠들고 있으면 100% 폐업세일이 맞다. 무조건 싸게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영 씨는 7년여 간 일명 ‘땡처리’, 자칭 ‘폐업 도우미’로 100여 곳의 폐업 점포를 맡아서 처리해왔다. 폐업 점포를 인수해 남겨진 물품을 단시간 내에 팔아 업주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목소리꾼!
이대영 씨가 ‘폐업 도우미’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데는 그만의 비결이 있다.
그는 “다른 분들은 음악 틀어놓고 마이크 잡고 하지만 나는 완전히 생(live)으로 한다”고 밝혔다. ‘목소리는 대한민국 최고’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만큼 그의 장사할 때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온 시장을 울리고도 남는다.
비결은 또 있다. 그는 “물품을 제대로 안다는 거다. 오늘 판매할 물품이 천 가지면 그 천 가지에 대해 다 알고 있다. 물품을 제대로 모르면 절대 물품을 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폐업 장사 잘해 업주한테 절 까지 받았다
남들이 못하는 폐업 점포들의 ‘뒤처리’를 해주다보니 의외로 보람을 느낄 때도 많다.
그는 “어떤 분이 폐업 의뢰를 해서 부산에 내려갔다. 업주의 나이가 나랑 비슷했는데 너무 일찍 폐업이라는 실패를 겪었다. 빚도 많이 졌다. 그것을 내가 인수해서 폐업 대행을 해줬는데 잘돼서 그 분이 빚도 다 갚고 새로운 직장도 잡았다. 그래서 그 분한테 절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눈물의 부도’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는 것도 그다. 그는 “어떤 업주들은 물품대금을 못 내 빚쟁이들이 돈 받으려고 가게 앞에 와서 기다리기도 한다.
그럴 땐 속으로 ‘어서 빨리 돈을 만들어 저 분들을 돌려보내야 겠다’고 생각한다. 업주는 다리 펴고 못잘 것 아니냐. 운영을 못해서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 점포 정리 한다고 하면 빚쟁이들이 달려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물품 회수 안 해주는 대기업들이 문제
폐업 점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대기업들의 횡포.
이 씨는 “대기업들이 소규모 점포들이 창업할 때는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도록 하게 하면서 정작 폐업할 때는 물품을 회수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물품을 처리하지 못해 더 애태우고 막대한 손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경기 안 좋을 땐 반값으로 줘도 안사가
이대영 씨는 전국 각지를 돌다보니 누구보다 체감경기를 먼저 느낀다.
그는 “요즘 경기가 많이 어려운 것 같다”고 전하면서 “체감 경기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서울은 아무리 힘들어도 꾸준하게 나간다.
그러나 부산이나 광주는 서민들이 어렵다는 것이 좀 더 빨리 느껴진다. 일단 돈을 절대 안 쓴다. 정상가에 팔았던 것을 반값에 주는 데도 안살 때는 많이 어려워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강남에 사는 돈 많이 있는 분들도 사간다. 어떤 분은 최고급 세단 승용차 타고 와서 아주 많이 사갔다”고 전했다.
장사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철저한 전략 세워야
어느 때보다 늘어난 소규모 자영업의 몰락. 어떻게 하면 ‘폐업’을 피할 수 있을까.
이 씨는 “장사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가서 겪어보고 이것저것 골라보고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알아야 하고 (물건)가격이 얼마에 들어와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정년퇴직하시는 분들이나 다른 할 게 없어서 장사나 해보자 해서 시작하는데 이럴 경우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웬만해선 ‘폐업’하지 마라
특히 자영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폐업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
이 씨는 “매출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거나 구비해 놓은 물건이 나가야 하는데 순환이 되지 않을 땐 주위를 한 번 둘러봐야 한다"면서 이어 “떴다방이나 노점상들이 주변에 와있는지 확인해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거기서 포기하는 것보다 행사 같은 것을 유도해서 가게를 다시 살리는 것이 폐업하는 것보다 낫다. 그것이 좀 덜 손해를 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 프로그램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412번 채널)과 각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3월 31일(금 오전 10시20분), 4월 1일(토 오후 3시) 두 차례 방송된다. 인터넷 www.cbs.co.kr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으며 방송 후에는 인터넷 주소창 누군가 로 접속해 VOD를 볼 수 있다.
CBS TV '정범구의 누군가?!' 최영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