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국내 최초 야생동물 이동로 설치 '엄지척'

신개념 모르타르 산포기법 시공 유지관리 필요없어 장점 ... 생태계 보존과 복원에 효과적

2022-06-03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선진국의 생태학자들은 한국의 콘크리트 농수로에 대해 ‘충격적’이라 한다. 우나라의 콘크리트 수로는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덫과 같다는 평이다.

카이스트

양서ㆍ파충류가 사라지면 동물 사이에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결국, 생명 다양성과 생태계 균형에 큰 혼란이 온다.

우리나라는 환경단체와 기업체들 중심으로 이전에 설치된 콘크리트 수로 벽면에 탈출 시설인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하여 양서ㆍ파충류의 탈출을 돕고 있으나 유지관리상 보완할 점이 많다.

최근에는 콘크리트 용ㆍ배수로 시공 시 30~50m 간격으로 소형 야생동물용 탈출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수로에 빠진 양서ㆍ파충류가 시설의 위치를 파악하여 탈출하기에는 설치 간격이 너무 멀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값이 비싼 탈출시설을 촘촘히 설치할 수 없으므로 생태 친화적 수로의 확대설치는 멀기만 하다. 따라서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구조의 생태친화적인 콘크리트 수로의 조속한 개발ㆍ보급이 절실히 요구 되고있다.

이에 카이스트(총장 이광형)에서는 콘크리트 수로의 구조와 기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수로에 빠진 야생동물들이 쉽게 탈출 할 수 있는 모르타르 산포기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콘크리트 배수로에 적용 설치하여 생태 친화적으로 바꾸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콘크리트

서용석 카이스트 시설관리부장은 “개구리, 맹꽁이 소리를 듣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생태계 전문가들은 훼손된 서식처를 이대로 방치하면 양서ㆍ파충류가  멸종의 위협에 처할 수 있다며,

생명 다양성과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교육계,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야생동물 서식처 보존 및 복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영주(건축사) 시설팀장은 “카이스트 캠퍼스 내 동산 두 곳에 환경부 보호종인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 맹꽁이와 도롱뇽 등이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이 동물들은 야산과 습지를 왕래하며 서식활동과 번식을 반복해야 하지만 이동로 중간에 높이 50~100㎝의 콘크리트 수로가 가로막아 생태계 보존에 문제가 있다.

이에 적절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던 중 모르타르 산포기법을 적용한 ‘소형 야생동물 이동로’가 생태계 보존과 복원을 위해 효과적일 것이고 유지관리가 필요없어 이를 보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KAIST) 생물탐구 동아리 ‘숲’ 에서는 한국양서ㆍ파충류학회,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함께 이들 맹꽁이와 도롱뇽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또한 이동로 설치과정을 지켜보던 지역의 한 주민은 “조그마한 야생동물을 위한 인간의 세심한 배려가 고맙게 느껴진다. 어린이들에게 생태보호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참교육장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며 엄지척을 치켜세웠다.

모르타르 산포기법 개발자 박찬근(기술사)씨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재직 중 콘크리트 농수로의 생태 친화적인 구조연구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다.

퇴직 후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의 ‘개구리사다리’의 단점을 보완하여 콘크리트 수로와 이질감 없이 소형 야생동물이 급경사를 기어오르는데 용이한 이동로를 개발하여 특허출원 하였다.

이 이동로는 다양한 크기의 모르타르 돌기를 콘크리트 벽면에 시공하여 반영구적이고, 변형이 없으며, 유지관리가 필요없다”며, "앞으로 콘크리트 수로에 설치를 확대하여 환경과 생명다양성 보존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늘날 모든 기업은 ESG경영을 도입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ESG경영의 탄소중립을 이행하려면 ECO전략으로 녹색생태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조건이 되었다. 건강한 생명다양성의 보존과 복원은 녹색생태계 구축의 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