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려는 자VS버티려는 자... 충남 공공기관장 두고 기싸움

김태흠, "도지사 떠날때 함께 떠나야" 공공기관장, "기관 안정성 생각해 임기 보장해야"

2022-06-14     이성엽 기자

[충청뉴스 이성엽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도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겨냥, 자진사퇴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가운데 기관장들 사이에 반발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태흠

앞서 김태흠 당선인은 지난 1일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선7기 도정이 거의 끝나갈 시점에서 산하기관장 인사를 한 것은 다음 도지사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본인 선거 캠프에 있었던 사람을 쓸 순 있지만,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알박기 형식의 인사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캠프 출신이 도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몇 %인지는 모르지만 도정에 역할을 맡아서 할 자리가 있기 때문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지사와 함께 도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도지사가 떠날 때 같이 떠나는 것이 상식이고 경우라 생각한다”며 공공기관장들을 겨냥한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기관장들은 떠날 생각이 없어 당선인의 의중대로 흘러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 산하 공공기관은 4개 의료원과 체육회를 포함해 24개다. 이중 올해 기관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곳은 6개에 불과한데다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돼있기 때문이다.

모 기관장은 “당선인은 ‘인수위가 점령군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점령군처럼 말을 하고 있다”며 “도 산하기관은 도정 발전과 도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든 기관이다. 기관장을 흔들어 대면 조직이 불안해 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알박기’ 인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지방 정부는 연임이 가능하기에 업무 연속성 때문이라도 산하기관장을 임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관장은 “김 당선인의 산하기관장 자진사퇴 발언은 기관 업무 연속성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막말의 전형”이라며 “이런 얘기를 하게 되면 조직은 혼란을 겪게 된다.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인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선8기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 의료원장 등을 제외한 소위 친양승조 인사들은 수장을 따라 떠나는 것이 옳다는 쪽과 전문성과 능력에 따라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