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우주환경 견디는 초고온 내열소재 정밀측정 기술 개발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3000K(켈빈·온도단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 내열소재의 열물성을 정밀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우주발사체나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 등의 극한환경에서는 녹는점이 높은 티타늄, 텅스텐 등의 내열금속소재가 주로 사용된다.
KRISS 극한측정연구팀은 3000K 이상에서 열물성 측정값의 불확도를 제시해 기존 연구결과들의 불일치 원인을 규명하고 정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기법을 개발했다. 3000K 이상의 열물성 측정에서 관련 불확도를 정밀 분석한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로 내열소재인 니오븀, 몰리브덴늄, 탄탈륨 금속시료를 공중에 띄우고, 고출력 레이저로 시료를 녹여 3000K 이상에서 액체 밀도와 열팽창률을 정밀하게 반복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 21일 한국이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3773K에 달하는 초고온 연소가스를 배출해 추진력을 얻었다. 냉각장치를 고려하더라도 발사체에 사용되는 합금소재는 3000K 이상의 초고온을 견뎌야 한다.
작동 온도가 높을수록 효율이 향상되나, 금속은 고온에서 부피가 팽창하므로 안정적인 설계를 위해서는 소재가 열에 반응하는 성질인 열물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우주 발사체,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 가스 터빈 등에 쓰이는 합금소재뿐 아니라 금속 3D 프린팅 공정의 설계에서도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물성 값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근우 책임연구원은 “우주‧항공‧국방 등 핵심전략기술은 해외에서 수입이 쉽지 않아 국가 차원에서 독자적인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번 성과는 국내 극한산업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KRISS는 열물성 측정연구를 4,000 K 이상까지 지속해, 이를 바탕으로 극한환경에 활용될 여러 종류의 초고온 내열소재 개발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