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호 도정, 공공기관장들과 불편한 동행 예상

2022-06-29     이성엽 기자

[충청뉴스 이성엽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도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겨냥, “도지사와 함께 떠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가운데 아직 사의를 표명한 공공기관장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김태흠

 

앞서 김 당선인은 지난 1일 당선 직후 “민선7기 도정이 거의 끝나갈 시점에서 산하기관장 인사를 한 것은 다음 도지사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본인 선거 캠프에 있었던 사람을 쓸 순 있지만 (임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소위 ‘알박기’ 하는 식으로 인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도지사와 함께 도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도지사가 떠날 때 같이 떠나는 것이 상식이고 경우라 생각한다”며 스스로 물러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반면, 대전시의 경우 고경곤 대전관광공사 사장과 김경철 대전교통공사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태정 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조만간 거취 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재혁 사장은 최근 거취와 관련해 “남루하지 않게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임기 종료일은 2023년 9월 30일이다.

이 밖에도 기관장들의 사의 표명에 따라 다른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 기관장의 줄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충남 기관장들은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지켜져야 한다며 반발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에 대해 모 기관장은 타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당선인은 ‘인수위가 점령군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점령군처럼 말을 하고 있다”며 “도 산하기관은 도정 발전과 도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든 기관이다. 기관장을 흔들어 대면 조직이 불안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알박기’ 인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지방 정부는 연임이 가능하기에 업무 연속성 때문이라도 산하기관장을 임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다른 기관장은 “김 당선인의 산하기관장 자진사퇴 발언은 기관 업무 연속성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막말의 전형”이라며 “이런 얘기를 하게 되면 조직은 혼란을 겪게 된다.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인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의 취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보내려는 자와 버티려는 자의 불편한 동행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24개 도 산하 공공기관 중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공공기관은 홍성의료원, 평생교육진흥원, 신용보증재단, 경제진흥원, 과학기술진흥원, 청소년진흥원 등 6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