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임현섭의 음악살롱] 우리 아이, 지금 악기를 시킬까?
음악이란 기본적으로 소리, 음정, 박자 3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심장소리, 엄마를 포함한 주변 가족들의 목소리, 주변 소음 등으로 무의식적으로 음악을 접하고 있다. 엄마의 심장이 빠른지 느린지에 따라 박자를 이미 겪고 있고, 사람들 목소리의 높낮이로 음정을 듣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엄청난 청각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는 소리에 반응하며 그 대상 혹은 사물을 쳐다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되면 두뇌발달(IQ)과 감성(EQ)이 성장한다. 결국 이 시기는 두뇌발달의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풍부한 음악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말을 배우듯이 음악을 배워야한다. 유아기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 매우 발달되어 있는 시기이다. 즉, 아이들이 단어들을 외우고 익혀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배워야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음악의 천재’라 불리는 아마데우스 볼프강 모차르트가 있다. 35세의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작품은 모두 600여 곡에 이른다. 그가 음악 천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재능도 있었겠지만 음악가였던 아버지의 조기 교육 덕분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모차르트가 3세 때 그의 누나는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그 옆에서 가만히 레슨을 듣고 있다가 누나의 레슨이 끝나자마자 피아노에 앉아 누나가 배운 곡을 이 건반, 저 건반을 눌러보며 음을 찾기 시작하며 연주하였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누나의 레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이며 궁중 음악가였던 아버지의 조기 교육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조기 교육에 있어 한글, 수학, 영어 등 다양한 과목에서 교육열을 높이고 있다. 필자는 음악 조기 교육이 모든 과목이 포괄적으로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음악에는 계이름이 있다. 피아노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이것을 치면 ‘도’이고 저것을 치면 ‘레’ 등 글씨를 쓸 수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고, 또한 ‘도’는 ‘C’, ‘레’는 ‘D’라는 영어로 된 계이름도 익히게 된다.
필자의 전공인 바이올린의 경우, 처음에 악기를 잡는 자세를 배우고 활 쓰는 법을 배우게 된다. 활을 고르게 쓰기 위해 활을 나누어 가르치는데 한 활에 네 박자, 즉 1/4, 한 활에 두 박자, 즉 1/2를 자연스럽게 수학을 접하는 것이다. 또한, 시중에 아이들을 위한 많은 음악이론 교재들이 있다. 색연필, 스티커 같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교보재를 이용하여 음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색연필을 가지고 음표를 칠하고 박자의 개수만큼 칠하면서 미술도 함께 한다.
아이는 집중력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부모의 욕심으로 우리 아이가 악기를 이 곡은 한 달 동안 배웠으니 잘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완성도’보다는 잘하든 못하든 ‘끝까지 연주할 수 있다’라는 것을 통해 아이 스스로 노력하며 얻은 끈기와 자신감, 성취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조기 교육은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잠시의 공부로 순식간에 영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 필자 소개
바이올리니스트 임현섭 (대전 출생)
○ 주요 학력
∙ 대전예술고등학교, 충남대학교 졸업(전액 장학생)
∙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 음대 졸업
∙ 루마니아 야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대전시립교향악단 협연
∙ 뉴욕 아티스트 국제 콩쿠르, 교토 국제콩쿠르, 파리 국제 콩쿠르 입상
∙ 뉴욕 카네기홀, 밀라노 뮤직 페스티벌, 벳부 뮤직 페스티벌 초청 연주 등
∙ 현) 계원예중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