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RNA 활용’ 퇴행성 관절염 조기진단 가능성 열었다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 관절염의 조기진단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과 골관절염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골관절염은 뼈의 관절면을 감싸고 있는 관절 연골이 마모돼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관절 주변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과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불리며 관절 질환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골관절염의 발병 과정 중 손상된 연골에서 염증을 일으켜 세포사멸을 촉진하는 물질이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t-dsRNA)라는 것을 밝혔다.
이중나선 RNA(dsRNA)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해 세포사멸 및 염증반응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dsRNA의 과발현은 다양한 퇴행성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dsRNA의 조절은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세포에서 dsRNA를 생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세포에 에너지를 제공한다고 알려진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생산하는 dsRNA를 세포질로부터 분리해 dsRNA의 노출과 이에 따른 면역반응을 막는다. 하지만 자극 혹은 세포 스트레스에 의해 mt-dsRNA가 세포질에 노출되면 RNA가 면역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지돼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연골세포에서 구축한 골관절염 모사 환경에서 mt-dsRNA가 미토콘드리아 외부로 노출돼 선천성 면역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지됨에 따라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골관절염 환자들의 무릎 활막액 및 연골 조직과 골관절염 생쥐 모델의 연골에서도 mt-dsRNA가 유의미하게 증가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다른 관절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통풍 환자들의 활막액과 비교했을 때 골관절염 환자들의 활막액에서 더 많은 양의 mt-dsRNA가 검출됐다.
아울러 초기 골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연골에서 mt-dsRNA가 많이 증가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골관절염을 특이적으로 조기진단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 mt-dsRNA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골관절염의 전도유망한 치료법 중 하나인 자가포식(Autophagy)의 치료 메커니즘에서 mt-dsRNA의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이 세포질에서 mt-dsRNA를 제거함으로써 골관절염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신개념의 표적 물질로서 mt-dsRNA을 제시했다.
김유식 교수는 "골관절염처럼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관찰되는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 분석에 mt-dsRNA를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마련하는데 유용할 것ˮ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