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정진석, 집권여당 사령탑 올랐다
국민의힘, 의원총회 통해 정 부의장 새 비대위원장 합의 추대 특유의 '사다리 정치' 통한 당내 갈등 해소, 여야 협치 기대
[충청뉴스 김거수 기자] 충청 출신 최다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위기상황에 처한 집권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국민의힘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정 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정 부의장이 본인 정치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다리’ 역할을 통해 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여야간 협치를 실현할지 주목된다.
정 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추대는 당 안팎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사됐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당초 국민의힘은 ‘주호영 비대위’ 좌초 후 외부 인사로 비대위원장을 물색했지만 여러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전격적으로 당내 중진을 발탁하기로 하고, 정 부의장을 최적임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 부의장 역시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 등 여러 이유를 감안한 듯 고사했고, 결국 권성동 원내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당 정상화’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세번이나 방에 찾아가서 설득했다. 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의원들의 신임을 받아서 국회 부의장하고 있는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도와줘야 한다고 계속해서 설득했다”며, “처음에는 완강히 거절하다가 세 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원장 후보 물색할 당시 제일 처음 떠오른 인물이 정진석 부의장이지만, 여러 이유를 대면서 고사했다. 그다음에 외부로 방향을 돌렸지만, 접촉한 외부인사가 ‘우리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당에 와서 내가 비대위원장을 하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고사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이 집권여당의 ‘사령탑’에 오르며, 정치권에서는 그의 역할에 대해 적잖은 기대를 내비치는 모습이다.
정 부의장의 정치철학인 ‘사다리 정치’가 현재 국내 정치상황의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그것이다.
실제 정 부의장은 20여 년 정치여정 동안 ‘사다리’를 강조하면서 ▲여야간 협치 ▲당내 갈등 해소 ▲낮은 곳과 높은 곳의 소통에 있어 선봉에 서 왔다.
지난 18대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시절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뒤, 서로 갈등 관계에 있던 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회동을 성사시킨 사례는 그의 사다리 정치가 당내 갈등 해소에 역할을 한 대표적 사례로 기억된다.
이 같은 전례로 정 부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로 촉발된 당내 갈등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등으로 인해 불거진 여야 경색 국면을 해결할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내 위기 극복은 물론, 집권여당의 위상에 맞는 정치력을 발휘해 정치권과 국내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낼 적임자로 손꼽혀 왔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총 75명의 의원이 참석한 이날 의총에서 박수로 새 비대위원장을 추인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 계파로 알려진 김웅 의원만 명시적인 반대의견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