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인재이음학급] 명석고 '참여·소통 교육공동체'...오고 싶은 제2의 ‘내 방’으로
[대전시교육청-충청뉴스 공동캠페인]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코로나 창궐 이후 2년 반이 흐른 지금 우리는 어느새 ‘with covid-19’를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이후 학생들에게 학교라는 장소의 인식과 교육의 접근 방법, 학교가 가지는 건물 이상의 가치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온라인 클래스가 교육의 큰 변화를 이끌었고, 새롭게 적용된 교육적 접근법들이 실험적으로 시도됐다.
학교에서의 ‘참여와 소통’은 교육학에서 늘 강조하듯 학생들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그 이해의 기준이 과거 산업의 역군을 양성하던 시절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두되고 있는 산업의 변화와 AI라는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살아야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맞는 미래 교육의 기준은 개개인의 행복한 삶에 무게중심을 둔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 대면 수업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학여행 한번 못 가보고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학생들을 맡게 된 명석고등학교(교장 백만수) 1학년 10반 담임 송인호 선생님에게서 ‘창의인재이음학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실을 ‘내 방’처럼...제2의 내 방 꾸미기 진행
송 선생님과 학생들은 올해 목표를 ‘학급을 구성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로 하여금 좀 더 행복해질 용기를 갖고 의식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주인공이 되도록 서로 돕는다’로 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로 ‘교실공간혁신’을 진행했다.
먼저 학급교실을 제2의 자기 방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제2의 내 방 꾸미기’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래 지속되고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개인적인 공간인 자기 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학생들이 자기 방을 용기 있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2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해당 사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주도성·창의·혁신(문제해결·융합적 사고·도전)이 샘솟는 학급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쉼이 있고 숨이 있는 학급을 만드는 것이다.
연극을 전공해 공간에 대한 남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송 선생님은 일반적인 교실의 문제점과 교실공간혁신의 방향에 대해 “똑같은 교실과 똑같은 교복, 똑같은 머리스타일 등 ‘똑같은’으로 획일화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교실 문화는 우리 학생의 특성을 끌어내고 그들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기보다는 기존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에 우리 학생들을 끼워 맞추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것은 저의 괜한 걱정일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전공했던 저에게 공간인 연극 무대를 자기 방으로 여겨지도록 만들었던 요소는 ‘오감’이었다”며 “나만의 공간에서 맡았던 냄새, 나만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벽이며 창문 너머 풍경, 내 체취가 가득한 침대와 이불, 그리고 이불의 촉감 등 무대 위에서 내 방에서 느꼈던 오감을 떠올리는 순간 그 이불의 체취가, 벽에 그려진 낙서가 저에게 평안함을 안겨줬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제2의 내 방 꾸미기’를 위해 학생들에게 지난 17년 동안 포근한 침대에서 함께해온 인형이나 추억이 듬뿍 담긴 개인 소장품과 같은 ‘자신의 아바타’를 하나씩 가져오게 하여 사물함 한쪽에 있는 책장 위에 옹기종기 모아놓았다.
이후 학생들에게 개인 사물함을 배정하면서 그 위에 ‘어릴 적 사진 붙이기’를 했다. 하루에도 수시로 여닫는 사물함에 자신들만의 타임캡슐인 어릴 적 사진을 보면서 지금처럼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한 자신과 부모님,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잠시 추억에 잠기면서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이달의 포토제닉’으로 매달 4장의 사진을 선정하여 액자에 넣고 나머지 사진과 액자에서 빼낸 이전 달 사진들은 사물함 위 벽에 모자이크처럼 배치해 급우들의 추억으로 공간을 장식했다.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위안과 응원의 문구를 선정해 학생들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 배치했다.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문구는 보람찬 하루를 끝내고 기쁘게 하교하는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뒷문 손잡이 부분에 붙여놓았고, 학업에 매진하느라 거북목이 되고 있는 학생들을 걱정하여 잠시 쉬며 푸른 하늘을 바라보라는 의미에서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문구를 파란 하늘이 보이는 창문에 붙였다.
이와 함께 교실공간혁신을 위한 마지막 활동으로 교실에 반려식물을 놓아 자연과 공생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반려식물인 벵갈고무나무를 관리하며 인간이 자연의 소유자가 아니고 관리자임을 깨닫게 하고, 말 못하는 약한 식물을 소중히 대하면서 보호가 필요한 학급의 어려운 친구뿐 아니라 나아가 사회의 소외계층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미래 역량 갖춘 인재로...‘햄뽁 1학년 10반 Day - 또 다른 시작’
학생 개개인이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이끌어나갈 역량을 갖춘 인재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응원하는 ‘시작식’인 ‘햄뽁(행복) 1학년 10반 Day - 또 다른 시작’을 명석고 덕정관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급우들과 학부모, 담임교사 앞에서 1인 1역할 운영 계획을 발표하며 교육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요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1년 뒤 결과보고 자리에서 자신있게 본인이 1년간 이룬 결실을 발표할 모습을 상상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이번 발표회를 통해, 고교학점제 등으로 진로에 대한 명징한 선택이 필요한 시기에 교육공동체의 일원인 학부모의 참여가 그 어떤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며 치열한 대입 과정에서 학부모의 관심이 학생들에게 위안과 힘을 주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을 공감했다.
▲학생, 학부모 함께하는 미래혁신교육
송 선생님은 학부모 상담을 통해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 사이의 대화가 부족해 가정교육에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같이 활동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미래혁신교육, 아빠, 엄마~ 보드게임 한판?! 어때요!!!(이하 보드게임 한판)’라 명명한 1학년 10반 Day 활동을 진행했다.
‘보드게임 한판’은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 방법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춰 워밍업 게임과 신체 게임을 통해 부모-자녀 간의 라포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학부모와 학생이 한팀이 돼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마음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말없이 몸 설명으로 상황을 맞춰야 하는 신체 게임에서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행복한 웃음과 함께 행사를 통해 하나가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는 명사 초청 강연
고교학점제의 시행을 앞두고 1학년 10반 Day 활동으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교육에 대해 명석고 1학년 10반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는 명사 초청 강연 ‘미래혁신교육, 미래교육의 이해’를 진행했다.
‘미래교육의 이해’는 여태전 교수(대전 건신대)를 초청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 학부모와 학생이 주축이 돼 함께 모색하는 교육과정 설계, 공교육 안에서 불어오는 올바른 교육의 불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희망을 가슴에 품어보는 뜻깊은 시간, 기대되는 대전교육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 원격 콘텐츠 제작 실습 영상 촬영 및 토론 연극
원격 콘텐츠 제작 실습 영상 촬영 체험학습과 병행하여 토론연극을 통해 학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재현하고 토론 후 그 상황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찾아보는 활동을 했다. 이후 직접 그 당시로 돌아가 직접 상황에 대응하며 배우로 해결책을 찾아보는 토론연극을 학급 문제해결에 적용했다.
함께 해결해봤으면 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극 구성을 통해 전 학급 구성원이 공유한 후 정제된 언어로 상황을 다시 만나보는 작업은 서로 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됐다. 특히 관객-배우의 역할로 직접 해결책을 무대에서 실행해보는 과정은 삶의 지혜를 넓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관객-배우가 행하는 해결책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대안에 대한 효용성의 나눔은 교육이 삶에까지 관여하고 활용되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
▲학급 알림판, 내 손으로 제작
1학년 10반의 공간혁신팀은 1학기 마지막 사업으로 호랑목공소에서 학급 알림판을 제작했다.
담임교사가 1학기를 마무리하며 학급경영을 위해 라포 형성이 더 필요했던 학생들과 사제동행으로 학급 알림판을 제작했다. 이러한 뜻깊은 시간을 보내면서 학생들은 건축 관련 진로에 도움을 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알핌판은 제2의 내 방인 1학년 10반 교실에 또 하나의 인테리어로 설치됐다.
송인호 선생님은 “어리게만 보았던 친구들이 대중교통이 많지 않은 목공소까지 정시에 도착하기 위해 이동 계획을 미리 세우고 이른 시간에 일어나 출발하거나 택시를 타고 도착해 약속 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좀 더 친밀해지고 싶었던 학생과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됐다”며 “학교에서 오가는 대화보다 같은 관심사를 나누고 같이 알림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그 학생을 더욱더 알아가고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학기에도 학급 구성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기획하여 진행할 계획”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실 기둥을 이용해 학생들과 함께 멋진 꿈나무를 만들고 각자 이룬 많은 일들을 열매로 만들어 천장까지 뻗칠 가지에 걸 계획 세우고 있는 명석고 1학년 10반의 미래교육, 혁신교육의 질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