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풀자"던 용산초 주민 간담회 '파행'으로 갈등만 보였다

24일 대전시의회서 간담회...입장차 '팽팽' 용산초 학부모들 "모듈러 홍보 들으러 왔나" 용산지구 입주예정자들 "우리 아이들 어디로 가란 말이냐" 중도 퇴장

2022-10-24     이성현 기자
용산초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대전 용산초등학교 옆 모듈러 교실 설치를 두고 촉발된 용산초 학부모들과 용산지구 입주예정자들간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결국 파행을 맞았다. 용산지구 입주예정자들이 중도 퇴장하면서다.

대전시의회 이금선(유성구4)·조원휘(유성구3) 의원은 24일 용산지구 호반써밋 예비입주자협의회, 용산초 학부모들과 ‘용산지구 학생 교육권 확보방안 모색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용산지구 3600세대 입주에 따른 용산초 학생 수 증가 대책으로 대전시교육청이 내놓은 모듈러 교실 설치 방안이 안전성 문제 등으로 찬반이 불거지자 학부모·주민들 간 오해를 풀고 의견을 교환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간담회는 모듈러 설치에 대한 각자의 입장 고수와 함께 시교육청의 행정 절차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며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용산초 학부모와 호반써밋 예비입주자협의회 간 언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용산초 학부모들은 모듈러 교실 설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교육청이 모듈러에 대한 설명회조차 하지 않으면서 용산초 학부모들을 집단 이기주의, 텃세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은 용산초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새로운 아이들을 반대한 적 없다"며 "그저 새로운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이 정식 건물에서 안전하게 공부하자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시교육청의 모듈러 교실 안정성에 대한 PPT 자료 발표 과정에선 "모듈러 교실 홍보를 듣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며 영상 시청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동안 계속해서 공문 등을 통해 요구해 왔지만 현재까지도 답을 들을 수 없었다"며 호반지구 내 분교 설치, 통학구역조정 등을 통한 인근 4개 학교 분산 배치, 전학 자율화 등을 재차 요구했다.

반면 호반써밋 예비입주자협의회는 교육청의 모듈러 교실 설명에 집중하며 층고와 안전성, 층수 변경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질의하며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간담회가 파행을 맞은 것은 교육위원회 소속 이효성(대덕구1) 의원의 발언이 나온 직후다. 발언권을 얻은 이 의원은 "지난번 교육위원회에서 모든 설계를 중지하라고 얘기했는데 왜 지금 공사 얘기가 나오는 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서로 쌓인 감정을 풀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 직후 예비입주자협의회는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이들은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면서 "내년에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공사를 하지 말자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다른 한 학부모는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어진 간담회에는 용산초 학부모들과 시교육청 관계자들만이 남아 질의를 주고받았으나 명확한 의견 교환을 이뤄지지 않았다.

간담회를 진행한 조원휘 의원은 "이렇게 안되길 바라며 굉장히 유리알 다루듯 조심스럽게 진행했는데 안타깝다"고 했으며 이금선 의원도 "서로 오해를 풀고자 자리를 마련했는데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