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주관 DMC 융합연구단, 펄스파워용 고전압 전력반도체 국산화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군수용 고에너지 기폭장치가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되는 고전압 스위치용 전력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 사업 일환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하는 DMC(국방 반도체) 융합연구단은 펄스파워 분야 고전압 스위치용 1400V 및 2500V급 실리콘 MCT 전력반도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펄스파워는 낮은 전력으로 일정 시간 전기에너지를 저장·압축했다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내뿜는 기술이다. 주로 레일건, 군함, 전투기, 미사일 등 국방 분야와 전자가속기, 가스·수처리, 플라즈마 발생기, 레이저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펄스파워의 높은 순간 전류를 제어하는 장치가 고전압 스위치다. MCT 전력반도체는 고전압 스위치의 핵심부품이지만 현재 1400V급 MCT 전력반도체는 외국 독점생산에 수출입제한품목으로 지정돼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MCT는 각각 1600V와 3000V 이상의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다. 3kA 이상의 펄스전류와 40kA/㎲ 이상의 전류상승기울기 성능으로 외국에서 독점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대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펄스파워용 전력반도체의 필수 성능요소다.
또 연구진은 개발한 MCT 전력반도체를 활용해 민수용의 800V급 프리차지 릴레이와 정전기방전 시험 발생기 시제품도 함께 개발했다.
프리차지 릴레이는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 등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된 모든 전기·전자제품의 전력 방출량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필수 부품이다. 정전기방전 시험 발생기 역시 전자제품 정전기 내성 평가를 위해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를 방출하기 위한 제어 부품이 요구된다.
프리차지 릴레이에 MCT 전력반도체를 적용하면 기존 기계식 스위치·릴레이가 갖는 짧은 수명과 잡음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IGBT, SiC MOSFET 등 다른 전력반도체와 비교할 때 시스템 구성이 매우 간단하며 칩 크기도 1/3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도 우수하다.
아울러 연구진이 개발한 정전기방전 시험 발생기용 릴레이는 전세계적인 환경 이슈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기존 수은 릴레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수년간 쌓은 MCT 소자 설계 기술, 제작 공정 기술, 성능 평가 기술 및 MCT를 활용한 반도체 릴레이 설계 기술, 모듈 제작 기술, 시험평가 기술 등을 통해 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DMC 융합연구단 박건식 박사는 “실리콘 반도체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ETRI 반도체실험실과 NST 융합연구단사업을 계기로 국내 연구기관들의 우수 설비 및 연구 역량 융합을 통해 고전압 MCT 전력반도체 기술을 확보했다. 본 기술이 국방분야 뿐만 아니라 민수분야의 다양한 전력부품 개발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을 응용해 4000V 이상의 고전압 스위치, 양방향 고전압 스위치 등과 이를 활용한 응용부품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