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문제 놓고 각 당 주도권 싸움 번져
한나라, 민주, 선진당 내부 갈등…총선 공천 문제와 이어져 골치
한미FTA에 대한 여야간 갈등이 최고조에 오르면서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 3당 역시 내부적인 갈등이 심화돼 이목이 집중된다. 게다가 한미FTA 후속타로 3당 모두 인적 쇄신 문제를 안고 있어 한미FTA는 당내 주도권 싸움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는 총선 공천 및 당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권력 투쟁 양상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 피할 수 없는 인적 쇄신이라면 영입된 새로운 인물이 어느 지역에 투입되느냐에 따라 공천과 당권, 대선이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내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민주당 역시 온건파와 강경파의 온도 차이 속에서 고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파의 경우 물리적 충돌이 계속 이어지고, 한미FTA 비준이 계속 미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민주당이 시작한 한미FTA를 스스로 전면부정하는 꼴이 된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강경파의 경우 한나라당과의 정체성을 명확히 가르고,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지지층이 됐던 2040의 민심을 잡아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이러한 갈등이 단순 FTA문제에 대한 갈등을 넘어서 통합 과정에서의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어 고심이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대통합을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대통합의 대상들은 한미FTA에 대해 민주당보다 강한 반대를 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명확한 입장 없이 통과시키거나 지연시킬 경우 대통합 과정에서 뺏긴 주도권에 이슈 주도권까지 통합 대상들에게 빼앗길 우려가 있어 난감황 상황인 것.
자유선진당은 그나마 한미FTA와 관련 '先 대책 후 비준'이라는 중도적 입장을 갖고 있어 큰 파장이 없었지만 이회창 前 대표가 지난 21일 불출마 선언과 함께 '일단 비준'을 주장하고 나서 한미FTA 소용돌이에 함께 휩쓸리게 됐다.
국민적 민심을 잃고 있는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기 위해 비로소 반대 입장을 갖게 된 선진당이 당론을 갖게 되자마자 이 前 대표의 반대에 맞 부딪히게 된 것.
이 前 대표의 의견을 묵살해 향후 총선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않았을 경우 선진당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을 뿐더러 비준이 무산되더라도 강한 입장을 취했던 민주당의 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 前 대표의 의견을 받아들여 찬성할 경우 한나라당과의 정체성과 차별화가 안될 뿐 아니라 결국 비준이 통과되더라도 한나라당의 공이 되는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대표 취임 후 주요 이슈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정리한 심대평 대표와 이를 견제하려는 이회창 前 대표의 입장 차이로 비쳐질 수도 있고, 이 前 대표의 불출마를 보수대연합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적지 않아 이에 따른 의원들의 입장정리도 복잡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이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이 각 당 내에서 한미FTA 문제를 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내부 갈등이 향후 어떤 인적 쇄신과 공천으로 보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