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서점' 계룡문고, 문 닫을 위기

2022-11-16     김용우 기자
계룡문고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의 30년 역사를 가진 향토 서점인 계룡문고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지속적인 경영난으로 임대료 연체의 늪에 빠지면서다. 급기야 임대주인 대전테크노파크는 퇴거 통보를 했다.

16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전테크노파크 사옥에 입주해 있는 계룡문고는 지하 1층 1260㎡ 규모다.

월 임대료는 650만 원, 관리비 500만 원으로 총 1150만 원이다. 현재 계룡문고는 시 정책에 따라 임대료 50%를 감면 받아 임대료와 관리비로 한 달에 800만원 가량을 테크노파크에 납부해왔다.

하지만, 계룡문고는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며 지난 4월 이후 임대료와 관리비를 미납했다. 이에 따라 테크노파크는 그동안 독촉 안내를 해 오다 올 9월 계룡문고에 계약 해지와 퇴거 통보는 물론, 건물 인도 등의 소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대전시 입장에선 진퇴양난이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의 종말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는 지역기업과 단체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계룡문고만 별도로 지원할 수 없기 때문.  

계룡문고 측은 지역 유일의 향토 서점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입장이다.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는 “시 산하 기관인 테크노파크가 경제 논리로만 대응하고 있다. 시에 요청한 내용이 있어 현재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계룡문고는 대전 지역의 마지막 향토 서점으로 시민의 서점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적인 지원이 아쉽다”라고 했다.

이어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 그 가운데 지식인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시가 도서 구입비로 지역 서점에서 서적을 구입만 해도 경영난을 덜 수 있다. 마지막 향토 서점을 지켜 달라”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월 테크노파크에서 재계약 조건으로 월 임대료 2.04배 인상과 월 관리비 3.12배 인상을 요구해 과도하다는 자신의 호소에 월 임대료 57.39% 인상과 월 관리비 140.26% 인상으로 하향 조정했다”라고도 전했다.

1996년 1월 문을 연 계룡문고는 현재 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대전지역에는 52년 전통의 대훈서적이 있었지만, 2009년 문을 닫아 현재는 계룡문고가 현재 대전 유일의 향토 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