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임현섭의 음악살롱] 대전지역 민간 최초 협동조합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
[대전지역 음악 현장을 소개하다 5]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DSOC)협동조합은 지역을 대표하는 클래식 기악 연주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된 순수 연주자 중심의 지역 민간 최초 협동조합형 오케스트라이다. 음악과 예술을 삶의 중심에 둔 연주자들은 음악가로서의 깊이를 다지고 다양한 공간과 미디어 속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와 국내외로 활동영역을 넓혀갈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DSOC)의 이사장, 플루티스트 심재연을 만나 보았다.
Q. 대전 지역 민간 최초로 협동조합형 오케스트라를 출범하셨는데 계기가 무엇인가요?
서양의 예술가 협동조합은 유구한 역사와 함께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예술단체 형태입니다. 예술가들은 협동조합 안에서의 연대를 통해 자신들의 권익향상과 생활의 안정을 도와, 결과적으로 깊이있는 예술활동을 지속하는 순기능을 누리는 것입니다. 우리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 역시 이와 같은 생각에서 탄생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 음악가들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영세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전반의 몰이해와 더불어 알맞은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우리 음악가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 세대의 노력을 더욱 빛내고 후배 음악가들을 위한 요람을 만들며 우리 스스로를 행복하고 존중받는 예술가로 살리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가 바로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Q. 어떻게 운영을 하시고 계시나요?
문화재단이나 여러 예술관련 연합회에서 모집하는 공연 및 교육 지원 사업 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입니다. 법인화 첫 해인 2022 년에만 세 개의 큰 지원 사업에 선정돼 우리 협동조합만의 공연, 교육 콘텐츠와 경력을 쌓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년의 여러 사업을 지속해 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또한, 유성구 봉명동에 DSOC 스튜디오를 오픈해 연습실 대여 및 홀 대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장소는 우리 오케스트라 조합원들이 연습과 레슨을 하고 같이 모여서 각종 사무적인 일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음악가들과 친해지는 사교의 장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아주 많은 아이디어들이 그 가지를 뻗고 있어요. 곧 꽃과 열매를 볼 날이 올거라 기대합니다.
Q. 이번 달 말에 있을 첫번째 정기 연주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음악회는 한창 법인화 작업을 하던 작년 말에 기획한 것으로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만든 프로그램이었어요. 시공간을 뛰어넘는 위대한 클래식 음악을 기리는 동시에 우리 시대에 탄생한 젊은 음악을 무대에 올려,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 협동조합의 비전을 관객들에게 전달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전반부에는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사계 중 겨울을 서울시향의 바이올리니스트 임가진님과 함께 연주할 것이며, 후반부는 작곡가 백은숙님께 의뢰한 창작곡의 초연과 프로코피에프 로미오와 줄리엣의 챔버오케스트라 버전을 선보입니다.
Q. 대전의 민간 협동조합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우리 단체의 시작점은 개인의 삶과 예술을 보듬고 지켜내기 위해서였으나, 앞으로는 대전 지역의 많은 젊은 음악가들을 돌아봐주며 함께 의미있는 기회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세상이 예술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져야 할텐데, 미래에 수행할 우리의 사업을 통해 사회의 문화예술적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자 합니다.
한편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겨울을 테마로 하는 <현재 영원한 곳으로의 세계>라는 타이틀로 '대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첫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