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조망과 숲속의 산책, 세종시 원수산 문필봉
- 남쪽 금강이 흐르고, 동쪽 전월산, 서쪽 국사봉, 북쪽 미호강이 감싸고 있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시 신도심 속에 자리한 원수산에 올라 탁 트인 최고의 조망과 숲속의 산책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수산은 해발 251m로 세종시 세종동에 자리 잡고 있다. 뾰족한 붓끝의 모양과 같다고 하여 문필봉이라고도 한다.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모임은 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세 번째 산행지 원수산을 찾았다. 이날 산행은 세종시청 이경우, 이은수, 이준우 서기관, 캘리그라퍼 청보리 김순자 대표, 최형순 충청뉴스 취재본부장이 함께했다.
원수산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두 가지가 전해오고 있다. 고려 충렬왕 때 몽골 합단적이 침입해 왔을 때 연서면 쌍전리에서 1차 전투를 하여 대패한 합단적이 금강을 건너 도망갔다.
고려군은 원수산으로 다시 쳐들어온 몽골 합단적을 섬멸하였다. 당시 장수 한희유가 지휘했다 하여 해당 산을 원수산이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군사가 산에서 진을 치고 있는데 왜군들이 마침 쳐들어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우리 군사들이 적에게 산을 빼앗기게 되고, 그때 시신에서 흐르는 피가 피바다를 이루며 산에 골짜기가 생겼으나 왜군에게 그 원한을 갚지 못하였다고 하여 원수산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수산을 오르는 산행 들머리는 덕성서원, 원수산 습지생태원, 원수산 MTB 공원, 세종소방서 등 다양하며,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30여 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원수산은 세종시 중심지에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덕성서원 코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고, 원수산 습지생태원 코스는 파랑새 유아숲체험원과 생태학습장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가볼 만한 곳이다.
숭덕사가 있는 덕성서원 입구를 지나 덕성서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숭덕사는 1885년 함경도 흥원군에 입안사 또는 경양사라는 사우로 세워져 임헌희를 배향하였다.
임헌희는 조선시대 이조참판과 대사헌 등을 지낸 뒤 이곳으로 내려와 후진양성을 하였으며, 기호 유학의 거두로서 유림의 추앙을 받았다고 한다.
1978년 전국의 유림 1000여 명이 임헌희의 유허지인 이곳 세종동에 사우를 복원하여 임헌희 등 7현을 배향하고 있다. 1990년 유림이 이곳에 덕성서원을 세웠다. 숭덕사는 세종시의 향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어제는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다. 그런지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있어 산행하기에 무척 좋은 날씨이다.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세종 둘레길 종합안내판을 살펴보고 등산로에 진입한다. 등산로 초입은 완만한 오르막이고, 곧이어 평탄한 흙길이 이어진다. 원수산 정상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길을 찾기가 쉽다.
등산로를 따라 평탄한 숲속을 걸으니 발길이 무척 편하다. 세종소방서, 원수산 정상 갈림길을 지나고 산악자전거 코스를 가로지르는 데크다리를 건넌다.
곧이어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은 울퉁불퉁 거칠고, 자갈길이다. 원수산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원수산 유래비를 지난다. 안전 밧줄을 잡기도 하면서 가파른 오르막을 조심조심 오른다.
300m의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10여 분 오르니 해발 251m 높이의 원수산 정상에 도착한다. 덕성서원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원수산 정상에는 전망대와 쉼터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세종의 신도심 전체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남쪽으로 금강이 흐르고, 동쪽으로 전월산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서쪽으로 국사봉이 솟아있고, 북쪽으로 미호강이 감싸고 있다.
특히, 남쪽으로는 세종호수공원, 국립세종수목원, 중앙공원, 금강 보행교(이응 다리) 등 세종시의 랜드마크와 동쪽으로는 각 생활권의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밤에는 아름다운 도시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정상에서 팍 트인 조망과 여유로운 휴식을 맘껏 즐긴다.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덕성서원 방향으로 원점회귀 하산한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구간을 빼고는 대부분 완만한 길이라 편하게 산책하듯 내려간다. 덕성서원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원수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 거리는 총 3km로 왕복 1시간 정도 걸렸다.
하산 후에는 덕성서원과 숭덕사를 잠시 둘러보고 덕성서원 부근에 있는 300여 년 수령 은행나무를 지나친다. 가을철에는 노랗게 물드는 이곳 은행나무를 찾고 싶다.
우리 일행은 점심으로 정월대보름의 전통적인 음식인 오곡밥을 먹으면서 풍요로운 행정수도 세종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