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빙상 소실 따른 해수면 상승 예상보다 높아”

2023-02-15     이성현 기자
온실가스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남·북극 빙상이 녹아내릴 때마다 상승하는 해수면 폭이 예상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놓치면 2150년엔 해수면이 1.4m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 연구팀이 빙상·빙산·빙봉, 해양, 대기 흥 기후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기후 모델을 개발하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해수면 변화를 예측했다.

연구 결과 빙상의 용융만을 고려했던 기존 예측보다 해수면 상승폭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계 10억명의 인구가 해발 10m 아래 저지대에 사는 만큼 지구 온난와에 의한 해수면 상승은 세계적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구의 여러 얼음덩어리 중에서도 빙상은 특히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빙붕이나 빙산은 녹더라도 해수면 높이가 크게 변하지 않지만 빙상은 전부 육지 위에 펼쳐져 있어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해수면을 크게 높인다. 남극 빙상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무려 58m나 상승한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빙상의 변화가 물리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느리게 진행되어 예측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남극 빙상은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분포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예측이 더 어렵다.

연구진은 빙상, 빙산, 빙붕, 해양 그리고 대기 요소를 모두 결합한 새로운 기후 모델을 개발하고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3가지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남극 빙상 및 해수면 변화를 모의했다.

끊임없는 산업화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 늘어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빙상 소실에 의해 2150년 해수면이 지금보다 1.4m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 반면 2050년에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50년 해수면이 20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8℃ 이상 상승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빙상 붕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60년 이전에 탄소 순 배출량이 0(탄소중립)에 도달해야만, 해수면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파리협정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21개 국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선행 연구들이 남극 빙상의 용융이 해수면 상승을 가속시킨다고 분석한 것과 달리 주변 기후 요소와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빙상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지만, 남극 담수의 유입으로 인해 상승 속도는 오히려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더 정확한 미래 기후 예측을 위해서는 결합 모델을 통해 여러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더 현실적인 예측을 위해서는 각각의 기후 요소와 각 요소 간 상호작용을 더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복합적인 지구 시스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후 요소를 결합한 모델로, 더 높은 공간 해상도에서 빙상과 해수면 변화를 모의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