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임현섭의 음악살롱] 저음의 유혹, 더블베이시스트 김유경
[대전지역 음악 현장을 소개하다 6]
일반적으로 독주회에서 감상할 수 없는 악기가 더블베이스가 아닐까 싶다. 깊이 있는 음색이 돋보이는 더블베이시스트 김유경이 귀국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충남대학교를 거쳐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 음대(Folkwang Universität der Künst)에서 석사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귀국 후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더블베이시스트 김유경을 만나봤다.
Q. 더블베이스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악기인데 어떻게 배우게 됐나요?
17살에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 전까지는 피아노를 쳤었는데 아버지께서 음악 선생님과 상담 하시다가 제 키가 크니까 더블베이스랑 잘 맞을 거 같다며 음악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어요. 그렇게 조금 늦은 나이에 더블베이스를 시작하게 됐고 지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매력에 빠졌어요.
Q. 독일에 계시면서 여러 순회 연주를 하셨는데 기억이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쾰른에서의 연주가 기억에 남아요. 독일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Kölner Philharmonie'에서 연주를 했는데 항상 연주를 보러만 갔던 곳에서 연주를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대가 됐어요. 특히, 더블베이스 자리는 다른 홀보다 단차가 있어서 모든 단원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로 돼있었는데 연주를 하다가 다른 자리에서 연주하는 모습들이 문득 눈에 들어왔을 때 ‘아! 내가 독일에서 이렇게 멋지고 좋은 연주자들과 연주를 함께하고 있구나, 참,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의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Q. 이번 독주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처음 갖는 독주회이며 '300년의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어요. 봄과 닮은 고전시대의 곡, 화려한 후기낭만의 곡, 솔로로 연주하는 현대곡, 재즈풍의 현대곡까지 시대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더블베이스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감상하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대전의 음악가로서 계획이 있으실까요?
올해, 대전에서 누어바쓰(NUR BASS)라는 이름으로 더블베이스 앙상블 연주를 계획하고 있어요. 악기를 들고 지나다니면 첼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과 ‘저 악기가 뭘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접할 기회가 없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앙상블을 통해 더블베이스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고 악기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편 오는 3월 11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저음의 풍부한 매력적인 소리와 그녀만의 다채로운 음악적 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