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풍경과 조망, 세종시의 숨은 명산 꾀꼬리봉

- 소나무 숲길을 오르면서 금강, 부용마을, 주변 산세와 함께

2023-03-06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세종 명산 한 바퀴’는 5일 네 번째 산행지 꾀꼬리봉을 찾았다. 이날 산행에는 캘리그라퍼 청보리 김순자 대표, 세종시청 이경우 자치행정과장, 이은수 문화유산과장 그리고 충청뉴스 최형순 취재본부장 등 네 명이 함께 했다.

명산이란 산세와 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산이다. 세종시 둘레에는 산행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산 꾀꼬리봉이 있다.

소나무 숲길을 오르면서 금강, 부용마을, 주변 산세와 함께 암릉 등 곳곳에서 멋지게 펼쳐지는 풍경과 조망을 쉴 새 없이 즐길 수 있다. 세종시 명산 중의 명산으로 자랑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꾀꼬리봉 풍광은 환상적이다.

꾀꼬리봉은 해발 높이 272m로 세종시 금남면 부용리에 있는 작은 산이다. 꾀꼬리봉 주변에는 장군봉, 칠불산, 부용봉이 있고, 광덕사와 봉정사, 봉명사 등 사찰을 품고 있다. 꾀꼬리봉 명칭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주변의 경관이 꾀꼬리처럼 아름답다거나 꾀꼬리가 많이 산다는 뜻일 수 있다.

꾀꼬리봉과 장군봉은 금남정맥에서 분기하는 관암지맥이 지나는 산줄기에 있다. 관암지맥은 계룡산 천황봉 북쪽에 위치한 쌀개봉에서 갈라져 천왕봉, 관암산, 도덕봉, 갑하산, 우산봉, 수양산, 금병산, 보덕봉, 오봉산, 꾀꼬리봉, 장군봉, 부용봉으로 이어진다. 관암지맥의 산줄기가 금강(금남면 부용리)에 이르고, 계룡산에서 발원한 용수천이 금강(금남면 성덕리)으로 흘러드니 금강을 품은 세종시는 그야말로 계룡산의 정기를 온전히 이어받은 행정수도라 할 수 있다.

꾀꼬리봉을 오르는 들머리는 부용 주차장, 박산 주차장, 대박리 등산로 입구, 부용리 등산로 입구 등 4곳이다. 부용 주차장에서 꾀꼬리봉을 오르는 길이 다소 힘든 코스이지만 풍광을 즐기기에는 최고이다. 가족들과 함께 완만한 코스로 산행하고 싶다면 박산 주차장이나 대박리 등산로 입구에서 들머리를 잡으면 된다.

미세먼지로 하늘은 뿌연 하지만 산행하기에 너무 좋은 포근한 봄 날씨이다. 꾀꼬리봉 산행은 부용 주차장에서 출발했다. 주차장은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 주말이면 주차하기 힘들다. 세종시가 2016년 꾀꼬리봉 산책 탐방로 조성사업을 추진하여 주차장과 함께 나무계단과 이정목 등 등산로 시설물을 정비한 바 있다.

​우리 일행은 꾀꼬리봉 등산 안내도를 살펴보고 꾀꼬리봉 등산로 초입 계단을 시작으로 장군봉을 거쳐 꾀꼬리봉까지 거리는 1.3km 정도이고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 초입 계단을 오르면 장군봉과 계곡등산로 갈림길이보인다. 장군봉 방향으로 직진하여 완만한 나무계단 오르막을 걷노라면 수많은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숲속에 들어서고 등산로는 솔잎 쌓인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등산로에 떨어진 솔방울들이 눈길을 끈다. 곧이어 바위 지대가 나타난다. 소나무들과 바위들이 어우러진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등산로 곳곳에서 아기자기한 작은 바위들이 산행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첫 번째 난간 계단을 만난다. 계단을 오르니 바윗길이 나타나고 곧이어 주변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정면으로 우뚝 솟은 장군봉이 빼꼼 내밀고, 왼쪽으로 부강산업단지가 내려다보인다. 되돌아보면 부용마을이 보인다. 연꽃이 물에 뜬 형국의 명당이 있다는 부용봉이 있다 해서 부용리라 부른다고 한다. 부용마을에 살고 싶어질 정도로 부용마을의 형세가 아늑하게 느껴진다. 바윗길이 또다시 나타나고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시선을 끈다.

장군봉 200m 거리를 알리는 이정목을 지나고, 가파른 두 번째 난간 계단을 오른다. 이곳 계단이 최고의 조망 포인트이다. 탁 트인 조망에다가 계단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가히 환상적인 뷰이다. 금남면과 부강면을 연결하는 부용교를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부용봉과 금강 너머로 연동면 황우산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흰 연기를 뿜어내는 부강산업단지와 주변 농경지가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 우주측지관측센터와 전월산이 조망된다. 계단을 오르면 벤치가 있어 이곳에 앉아 여유롭게 주변 풍광을 감상해도 좋다.

곧이어 해발 243m 장군봉에 도착한다. 꾀꼬리 조형물 두 마리가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장군봉 전망대에서 주변 경관을 조망한다. 굽이치는 금강과 흰 연기를 내뿜는 부강산업단지 등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 장군봉은 붉게 떠오르는 일출 광경을 감상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장군봉에서 300m 거리에 있는 꾀꼬리봉으로 이동한다. 꾀꼬리봉 가는 길은 평탄한 흙길이다. 철탑을 지나고 드디어 해발 높이 272m의 꾀꼬리봉 정상부에 도착한다. 꾀꼬리봉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정자에 올라간다. 간식을 먹으면서 주변 풍경을 즐긴다.

꾀꼬리봉에서 봉정사와 광덕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꾀꼬리봉에서 200m 정도 내려가면 쉼터와 이정목이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계곡등산로가 있다. 계곡등산로 이정목을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곡등산로를 따라 내려간다. 계곡등산로는 대부분 흙길이고 낙엽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맨발로 걷고 싶어질 정도로 발길이 너무 부드럽다.

​계곡등산로 초반에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계곡을 만나면서 완만한 길로 바뀐다. 계곡등산로는 지루한 편이만 1km 정도의 짧은 거리로 20분 정도 내려가면 계곡등산로 종점에 도착하게 된다. ​장군봉을 오르는 갈림길을 다시 만나고 곧이어 부용 주차장에 도착한다. 꾀꼬리봉 원점회귀 산행을 마무리한다. 총 산행 거리는 2.6km로 휴식 20분 포함하여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꾀꼬리봉 산행 후에는 부용마을에 들려 얼큰한 매운탕을 먹고 달콤한 커피를 마시면서 산행을 마무리해도 좋을 듯하다. 부용마을에는 금강이 흐르고 있어 매운탕 맛집이 여러 군데 있다. 그리고 4월이면 부용마을에서 벚꽃 여행을 하면 어떨까. 부용2리 마을회관부터 금강 변을 따라 약 4km 구간에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부용 벚꽃길은 조천 벚꽃길, 고복저수지 벚꽃길과 함께 세종시의 3대 벚꽃길이다. 활짝 핀 하얀 벚꽃 터널을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이다. 부용 벚꽃길 중간에 있는 금락정에서 금강의 강바람을 맞으면서 소풍을 즐겨도 좋다.

최근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린다. 특히 완연한 봄 날씨에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고 있어 산불 발생 우려가 크다. 우리 일행은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다음 산행지 오봉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