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한국 고유 특산식물 ‘개느삼’서 항염증 효과 입증

2023-03-20     이성현 기자
개느삼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한국의 고유 특산식물인 개느삼에서 항염증 효과를 발견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춘천센터 김길남 박사 연구팀이 양구군, 국립수목원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염증 유발 물질로 처리된 세포와 동물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개느삼은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남한의 강원도 북부 지역 등에 서식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양구군의 한전리와 임당리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372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양구군은 개느삼을 대량 증식해 녹지 공간에 식재함으로써,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약효로는 민간에서 진통과 소염, 해독, 타박상, 어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소염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 졌으나, 그동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좀 더 나은 항염성분 입증을 위해 개느삼의 전초, 줄기, 뿌리의 추출물로 항염 효과를 각각 비교·확인하고자 했다. 염증 실험에 주로 쓰이는 마우스 ‘대식세포(RAW 264.7)’에 염증 반응을 유도한 후 대표적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의 생성 저해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개느삼의 뿌리 추출물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산화질소의 발현이 4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뿌리 부분에서 항염 효과 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느삼 뿌리 추출물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엔에프 카파비(NF-kB)의 활성을 감소시켜 염증 유발 단백질인 iNOS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6)의 발현을 각각 77.8%, 42.7% 억제시키는 현상이 함께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세포가 아닌 동물 수준에서도 개느삼이 염증성 부종에 미치는 항염 효과를 관찰했다.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카라기난(Carrageenan)을 마우스의 발에 주사해 부종을 유도하고, 개느삼 뿌리 추출물을 마우스에 경구 투여를 했을 때 나타나는 발 부종의 두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발 부종 역시 현저히 완화시켜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개느삼은 양구군과 국립수목원에서 분류․동정돼 식재하고 있는 야생화를 활용했다.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 현상은 KBSI 춘천센터에 설치된 첨단 연구장비인 공초점 레이저 형광현미경을 활용, 엔에프 카파비의 핵 내 이동을 관찰하는 면역형광염색법을 이용해 규명했다.

KBSI 신형식 원장은 “이번 연구는 민간에서 전해진 식물사용 사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기능성 화장품 및 식품소재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개느삼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생물소재로 조기 활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 등 후속 연구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