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악할(?) 만한 비리' 공개

2006-04-16     편집국

열린우리당이 16일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과 박맹우 울산시장의 비리의혹을 공개했다. 지난 주 김한길 원내대표가 예고해 정치권을 긴장시킨 이른바 '경악할 만한 비리'를 밝히는 차원이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클린선거대책위와 법률구조위의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황제테니스 논란의 핵심인 선모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과 이명박 시장이 지난 2003년 10월, 경기도 가평군 설왕면 선촌리에 소재한 별장에서 별장파티를 즐겼다"고 밝혔다.

안의원은 "이 시장은 첫 해명 당시부터 선회장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친분관계를 차단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으나, 별장파티 건으로 두 사람의 특수한 친분관계가 확인됐다"며 "검찰이 두사람의 관계를 철저히 수사해서 황제테니스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원은 진상조사단에 접수된 제보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일 선회장을 5시간 동안 만나 이같은 증언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의원은 별장파티 당시 선회장의 주선으로 30대 중반의 모대학 성악과 강사를 포함, 몇몇 여성들도 참석해 이시장, 선회장 등과 함께 여흥을 즐겼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우제항 의원도 박맹우 울산시장과 관련된 비리의혹을 제기했다.

지방자치단체 부정비리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우의원은 "박맹우 시장이 지난 2002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주모씨에게 이권을 챙겨주기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가 있어 대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울산 문수구장의 경우 임대 수익비용이 16억원으로 예측됐으나, 실제로 민간 위탁 낙찰가는 6억7천만원에 불과했고, 울산대공원과 관련해서는 입찰가격을 미리 알려줘 주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특정회사가 민간위탁 건을 확보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주모씨는 박시장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울산국립대 부지선정과 관련해 45억여원을 받아 챙긴 뒤 해외로 도피한 혐의로 이미 울산지검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두 건의 폭로내용 중 한 건은 지난달 부터 논란이 돼 왔던 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 의혹과 관련된 사안이고 다른 한 건은 검찰에서 이미 일부 혐의에 대해 수사중인 사건이란 점에서 '경악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비리 의혹에 고무돼 김대표가 '오버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경악할 만한 비리'에 쏠리는 지나친 관심 때문에 발표를 앞당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상호 대변인은 "오늘 발표된 내용이 경악할 만한 수준인지는 판단의 여지가 있지만, 공인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거짓해명한 것과 울산시장의 비리의혹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며, 검찰수사를 통해 선거전에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CBS정치부 이재웅 기자 leejw@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