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남겨주고 싶은 엄마, 아빠의 선물
“아빠, 우리 인라인 스케이트 타러 가자, 응?”
“아빠, 자전거 타러 강.”
봄바람 유혹에 넘어간 우리 공주님들의 주문이 요즘 들어 부쩍 많아졌다.
“아빠가 오늘은 바쁘거든? 다음에 꼭 같이 하자. 약속!”하며 차일피일 미루었던 것.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같이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해 큰 맘 먹고 나가기로 했는데 걱정이 앞선다.
혹시 넘어져서 다치면 어쩌나?’ 그래서 소리친다.
“헬멧이랑 보호대도 챙겨야지!”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이럴 것이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오기에 항상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만일의 경우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와 그 주위 조직의 외상에 대한 예방 및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보자.
외상이란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이와 주변의 조직이 손상받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충치나 잇몸 질환과 달리 외상으로 인해 이를 다치게 되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외상을 입었을 경우 이상이 없다고 그냥 두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처음에 보이지 않는 손상이 서서히 조직을 상하게 해 몇 년 후 겉으로 드러났을 때는 상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치료가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특히 젖니를 다친 경우에는 나중에 나올 영구치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나이에 따라 사고유형도 다르다. 영유아기에는 넘어져서 다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놀다 혹은 운동을 하던 중 다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레저활동이 많아지면서 외상을 입을 확률이 더 커졌다. 특히 축구나 농구 등 접촉성 운동이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탈 때 많이 다친다.
남자 어린이가 여자 어린이에 비해 이를 다치는 비율이 2배 정도 높으며 연령별로는 8∼10세에 가장 많다. 이를 다친 뒤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리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쪾앞니의 예방적 교정 : 앞니가 튀어나온 사람은 같은 충격을 받더라도 더욱 심하게 다칠 수 있으므로 미용적 측면뿐 아니라 외상방지를 위해 교정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쪾운동 시 보호장구 착용 : 킥 보드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탈 때는 반드시 헬멧, 턱 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쪾구강보호기(Mouth Protector) :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료를 이용해 개인의 입안에 잘 맞도록 본 떠서 제작한다. 권투선수들이 경기할 때 사용하는 마우스 피스를 생각하면 된다.
구강보호기는 운동할 때 입안이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입술, 볼, 혀 등 주위의 조직도 보호할 수 있다. 또 심한 충격을 받았을 때 아래턱이 위턱에 심하게 부딪히지 않도록 완충 작용도 해준다.
이번에는 간단히 할 수 있는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보자.
중요한 것은 외상받은 부위와 빠진 이를 오염되지 않게 하며, 빠진 이를 마르지 않게 하는 것. 치아가 건조되면 뿌리주위의 세포들이 죽어 재생되지 않는다.
우선 치아에 이물질이 묻어있다면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낸다.
이때 치아의 뿌리부분은 될 수 있는 한 손을 대지 않도록 한다. 가장 좋은 처치는 치아가 있던 원래 자리에 바로 재 위치 시켜주는 것.
이 경우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치아가 건조되지 않도록 용액에 보관해 가능한 한 빨리 치과에 간다.
치아를 보관할 수 있는 용액으로는 생리식염수나 우유 등이 있다.
흔히 ‘건강한 치아는 오복중의 하나’라고 한다. 천금을 주고도 다시 살 수 없는 ‘복’, 건강한 이는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커다란 선물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 복을 선물하자.
치과의사 / 한창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