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안전 위협 ‘공사비 후려치기’ 근절한다
도내 산재 사망 절반 건설업서 발생…20% 이상은 소규모 현장 시·군 설계기준 적용 절반 불과…적정 공사비 책정률 향상 박차
[충청뉴스 권상재 기자] 충남도는 충남도 내 시·군에서 발주하는 소규모 건설공사 절반 이상이 적정 공사비를 지키지 않으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도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하고, 이 중 20% 이상이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한 만큼, 적정 공사비 준수율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도 감사위원회는 도내 15개 시·군이 지난 7∼12월 발주한 5000만 원 이하 1731건을 추려 적정 공사비 등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 실태를 최근 점검했다.
도가 전국 최초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된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은 도 사업 부서와 시·군이 품셈·공사비를 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로, ▲소규모 공사 설계 요령 ▲공종별 단가 산출서 등이 담겨있다.
도 감사위원회 실태 점검 결과, 15개 시·군의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률은 48.5%에 불과했다.
▲서천이 74.6% ▲청양 71.8% ▲금산 61.6% ▲천안 60.3% ▲보령 59% 등으로 뒤를 이었으며, ▲부여 14.5% ▲당진 21.9% ▲예산 35.8%로 하위 1∼3위를 기록했다.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률이 저조한 것은 시·군 담당자가 기준 자체를 모르거나, 공직 경력이 짧아 업무가 미숙하고, 예산에 공사비를 짜 맞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3월 예산군 등 5개 시·군 실무 공무원 2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을 알지 못하는 비율이 19%로 나타났다.
지난 2019∼2021년 3년 동안 우리나라 산재 사망자 2505명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1303명으로 52%에 달했고, 도내에서는 176명 중 84명, 47.7%로 집계됐다.
2019년 ▲67명 중 35명(52.2%) ▲2020년 53명 중 27명(50.9%) ▲2021년 56명 중 22명(39.3%) 등이며, 는 50억 원 미만 규모의 공사가 72.7%를 차지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발주 건설 사업의 적정 공사비 확보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 건설산업 내 계속된 화두인 품질·안전 향상과 산업 육성은 적정 공사비 확보에서부터 시작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도 감사위원회는 앞으로 시·군에 적정 공사비 적용을 권고하고, 담당 공무원에 대한 예정가격 작성 방법 및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 필요성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 건설업계와 협업해 과소설계, 안전관리 비용 축소 또는 미반영 등의 문제점을 찾고, 발견 시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감사 시에는 문책 대상자를 관리·감독자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도 관계자는 “소규모 공사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건설공사가 50억 원 이상에서 내년 1월 27일 모든 공사로 확대, 자치단체장도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준수는 각 현장의 견실시공을 견인하고,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적정 공사비 적용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며, 궁극적으로 민간 공사까지 확산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