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선생님 찔렀다" 대전 고교 흉기 피습 충격
용의자 사제지간 주장... 범행 동기 따라 큰 파장 예상 흉기 준비, 개학일 맞춰 학교 찾아 계획범죄 가능성 피해자 병원서 긴급수술...위독한 상태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했다 두 시간여만에 붙잡힌 남성이 검거 직후 자신이 피해자와 사제지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처음부터 흉기를 챙겼다는 점, 개학일에 맞춰 학교를 찾았다는 점 등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커 피습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4일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 교사 40대 후반 남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20대 후반 남성 A씨를 건축물 침입,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현장에 있던 목격자 진술 등에 따라 A씨가 B씨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며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며 묻지마 범죄가 아닌 면식범일 것으로 보고 추적해왔다.
검거 직후 A씨는 B씨와 범행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사제지간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범행 동기 등은 아직 알 수 없어 조사를 통해 밝혀내겠다고 경찰은 전했다.
배인호 대덕서 형사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아직 피의자 조사 전이라 정확한 관계는 알 수 없고, 피해자가 ‘내가 잘못했다’는 등 말을 했다는 사실도 금시초문”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3분경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B씨를 흉기로 얼굴과 좌측 가슴, 팔 등을 7차례 가량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경 학교 2층 교무실을 찾아 B씨 위치를 묻고 수업 중이던 B씨를 기다리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나오자 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는 A씨의 모습이 담긴 CCTV를 역추적해 이날 오후 12시 20분경 중구 유천동 한 아파트 근처 노상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주거지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방에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 등을 담아 나온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검거 과정에서 특별한 저항은 없었지만 본인을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했다고도 했다.
한편 흉기에 찔린 B씨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2층 교무실에서 1층 행정실까지 도망치다 쓰러졌고 당시 현장에 있던 교사와 직원 등 9명의 관계자가 B씨를 발견하자마자 112와 119에 "모르는 남성이 선생님을 찌르고 도주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수술을 받고 있다. 상태는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와 목격자 조사, 추가 CCTV 확보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