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에 흉기 피습까지...‘교권 추락’ 허탈한 교사들
최근 숨진 ‘대전 출신’ 서울 초등교사부터 대전 고교교사 피습까지 사건·사고 이어져 교육계 “흉기 통한 난동·협박 비일비재...강력한 대책 마련 시급” 교육당국 “학교 안전특별점검 및 출입 관리 강화”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최근 학교 내에서 교사가 숨진 사건부터 대전 고등학교서 벌어진 흉기피습까지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교사들이 교권 추락의 결과라며 허탈함을 토로하고 있다.
7일 경찰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경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흉기에 피습돼 크게 다쳤다. 교사는 얼굴과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피의자가 피해자와 과거 사제지간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렇듯 학생 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안전한 울타리가 돼야 할 학교가 무법지대로 변하면서 교사들의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소식을 듣고 정말 충격받았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책임감 하나로 시작한 교사이지만 요즘은 교단에 서야 할 이유도, 의욕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신입 교사가 사망하면서 교권 회복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던 와중 이번 사건이 발생해 교육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숨진 신입 교사가 대전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애도와 슬픔이 대전지역 교육계에 더욱 크게 다가왔다. 당시 교육계는 대전시교육청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고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교사들은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가 그동안 곪아있던 문제였으며 결국 터져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매년 흉기를 들고 와 학교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며 “칼부터 술병, 쇠파이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변 선생님들도 허탈감을 많이 표현하신다”며 “올바른 대책을 만들어 학교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술한 학교 출입 통제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전교사노조 이윤경 위원장은 ”항상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을 논하는 지금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교권은 무너졌고 학교는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학교현장 안전실태 전수점검 실시, 등·하교시간 외 출입문 통제 및 외부인 출입 관리 등 학교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전방위적인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학교 등·하교시간 외 출입문 통제 및 외부인 출입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외부인 민원 응대 매뉴얼 등 교권 보호·강화 방안을 논의해 이달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