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박물관, '타임캡슐을 열다'

색다른 고대 탐험 특별전 개최

2012-05-22     문요나 기자

국립공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오는 5월 24일(목)부터 8월 26일(일)까지 95일간 국립공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타임캡슐을 열다 -색다른 고대 탐험-” 특별전시를 마련한다. 전시는 신라의 우물과 쇠솥에 담긴 희망과 염원에 대한 2개 이야기로, 백제지역인 공주에서 신라문화를 향유하는 좋은 기회이다.

"왜 우물에 어린아이와 동물을 넣었을까요? 왜 작은 쇠솥에 부처님의 물건을 넣었을까요?" 혼란스러웠던 신라 말기의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우물과 쇠솥에 담아두었던 유물들을 1,200여 년이 지난 지금 공개한다고 한다.
1부는 신라 우물에 담긴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국립경주박물관 부지 내에서 확인된 2개의 우물 속에서 발견된 어린아이뼈(7~10세로 추정)와 약 30여 종 2,300여 점의 동물뼈, 530여 점의 토기와 금속제품, 목제품 등이 전시된다. 특히 전시는 전체 형태가 복원되는 개와 고양이뼈를 비롯하여 우물에 빠진 아이의 죽음이 사고였을지, 제사의 희생물이었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신라 왕궁으로 추정되는 경주 월성 주변에서 확인되는 우물들은 일반 우물과는 다르게 특별히 관리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우물에서 확인된 유물들은 깨끗한 물이 끊임없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비를 오게 해달라거나, 병을 물리치게 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제사를 지냈던 흔적으로 남은 것이다.

2부는 신라의 어느 이름 모를 절터로 추정되는 창녕 말흘리유적에서 확인된 작은 쇠솥에 담긴 이야기이다. 작은 쇠솥에 풍탁, 향로, 부처님이 새겨진 화려한 금동장식판 그리고 갖가지 공예품들을 넣어둔 까닭을 살펴본다.

약 500여 점의 불교 관련 금동제품들을 보잘것없는 쇠 조각들로 가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겨놓은 것을 보면 제사나 의례의 목적이 있어 묻어놓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그 때, 보물을 감추고 떠날 수밖에 없는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와 부처님의 참된 세상을 펼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까지 담아두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우연히 뜻하지 아니한 곳에서 감추어진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고대의 다양한 문화의 결정체로 남겨진 유물을 가지고 있는 유적은 그 자체가 고대의 타임캡슐로서의 역할을 하고, 전시는 기나긴 세월동안 숨죽여 달려왔던, 땅 속에 감추어졌던 1,200년 전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