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초등교사 숨져...“악성민원 힘들어했다”
대전교육청 "조사 철저...관련성 확인시 수사기관 고발 등 엄정대응" 학생 및 교직원 심리치료 지원 인력 파견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경기 고양, 성남, 전북 군산 등에서 잇따라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대전에서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대전 모 초등학교 40대 여성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그는 지난 7일 끝내 숨을 거뒀다.
올해로 교단에 선지 24년차인 A씨는 올해 B초등학교로 전입을 와 담임을 맡고 있었다.
노조는 “다수의 동료 교사 증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당시 근무하던 C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그 반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민원과 아동학대 고소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A씨는 2019년 유성구 내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학부모들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일부 학생들이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을 제지하고 훈육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년간 조사 끝에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학교를 옮긴 뒤에도 해당 학부모들이 계속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A씨가 소송과 악성민원으로 오랜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서이초 사건을 접하며 트라우마에 빠져 괴로워했다고 전해졌다.
지역 교육계는 참담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전교사노조 이윤경 위원장은 “서이초 사건이 마지막 비극이길 바랐는데 대전에서도 일어나다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어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등 교권침해로 인한 상처는 시간이 흐른다고 아무는 것이 아니”라며 “교육청은 숨진 선생님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 심리치료 지원을 위해 해당학교에 위센터와 에듀힐링센터 상담인력을 파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망원인 등에 대해 교육청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 고인의 사망과 악성민원 등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 등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