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 없어져...대입제도 개편

고교 내신 평가체계도 9등급서 5등급 상대평가로 변화 제일학원 한기온 이사장 "앞으로의 대비전략 세워야"

2023-10-10     이성현 기자
2023학년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선택과목이 사라진다.

또 2025학년도부턴 고교 내신 평가체계가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뀐다.

교육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국가교육위원회에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이번 시안은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수능시험과 고교 내신을 개선하는 방안을 담았다.

우선 수능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모두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모든 응시자들이 과목 유불리 없이 동일한 선상에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개별 과목의 지식을 묻는 암기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사회·과학의 기본 핵심 내용들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역량을 키우는 융합 평가로 개선하고 변별력은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교육부는 심화수학 영역 신설 방안도 제시했다. 첨단분야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학계 주장에 따른 것으로 미적분II, 기하를 절대평가한다는 내용이다.

또 수능 영역별 평가방식, 성적제공 방식, 이비에스(EBS) 연계율 등은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수능

이와 별개로 고교 내신 평가도 변화된다.

2025년부턴 모든 학년과 과목에 일관되게 학생의 성취수준에 따른 5등급 절대평가(A~E)를 시행하면서 절대평가가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게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안전장치로 상대평가 등급(1~5등급)을 함께 기재한다.

각 등급별 비율도 변화됐다. 1등급은 기존 4%에서 10%로 바뀌었다. 2등급은 24%,3등급 32%,4등급 24%, 5등급 10%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고교 내신 평가에 일반적으로 활용되었던 지식 암기 위주의 5지선다형 평가에서 벗어나 미래에 필요한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해 과목별 성취수준을 표준화하는 등 내신 절대평가에 대한 신뢰도도 높인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2028 대입개편 시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심층 논의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 후 올해 안으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대전지역 입시업체 제일학원 한기온 이사장은 “내신과 수능이 동시에 바뀌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치러야 하는 현 중2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오늘 발표된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의 대비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한기온 이사장이 분석한 2028 대입개편 시안 분석

(1) 내신 5등급제 분석

현 교육과정에서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 진로선택과목은 3단계 절대평가인데, 2028학년도 대입에 해당하는 2025년 고1부터 예체능 등을 제외한 전 과목을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를 병기하기로 하였다.

① 과도한 내신 경쟁의 완화 기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5등급 상대평가를 활용할 것이다. 5등급제 도입으로 인해 학생 간의 과도한 내신 경쟁은 어느 정도 완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등급이 제대로 산출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나 소인수 과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과목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② 동일한 점수대를 세특의 차별화로 극복

10%의 1등급, 24%의 2등급으로 동일한 점수대를 가진 학생들이 많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를 반영되는 학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학생부 세특 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모든 학기가 상대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 교육이 보다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학생들의 내신 관리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③ 전 과목 5등급제로 학생의 교과역량 정보를 충분히 제공 가능

현행 9등급제에서의 1등급(~4%), 2등급(~11%)의 대부분이 28학년도 5등급제에서의 1등급(~10%)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수 학생 선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진로선택과목은 변별에 어려움을 주는 절대평가인데 반해, 전 과목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 선발에 활용할 정보는 충분할 것으로 기대한다.

(2) 통합형·융합형 수능 시험 분석

①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없어진다

지금의 입시체제에서는 국어는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에 비해 유리하고, 수학은 ‘미적분’이 ‘기하’와 ‘확률과 통계’에 비해 유리하다. 동일한 원점수이지만 복잡한 산출과정을 통해서 표준점수가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였다. 하지만, 선택과목이 폐지됨으로써 선택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② 공통으로 출제되는 과목 간의 비중이 일부 조정

현 대입제도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이루어진 국어와 수학의 경우, 75%의 공통과목과 25%의 선택과목으로 출제되고 있다. 28학년도 수능에서는 공통의 세 과목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각 과목의 배점 비중이 모두 1/3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으로 예를 든다면, ‘대수(기존 수학I)’, ‘미적분I(기존 수학II)’은 배점의 비중이 37점에서 33점으로 줄어들고 ‘확률과 통계’는 26점에서 33점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현 입시에서 대부분 문과 학생들이 선택했던 ‘확률과 통계’가 공통의 출제 과목이 된 만큼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 출제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③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과목 간의 난이도 조정 있을 듯

2028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눈에 띄는 큰 변화는 탐구 영역이다. 현 수능에서는 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큰 편이어서 대학 마다 서로 다른 변환표준점수를 정시모집에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2028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는 모든 응시생이 통합사회1,2와 통합과학1,2를 동일하게 치르게 된다. 통합사회와 통합과목이 1학년 때 배우는 과목으로서, 기존의 탐구영역에 출제되었던 17개 과목에 비해서 비교적 쉬운 과목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평가로 변별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 그만큼 나머지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와 수학에서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생기게 된다.

④ 심화수학 과목에 대한 대비 필요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추가 검토안으로 제시된 ‘심화수학(미적분II+기하)’은 절대평가로 시행된다. 심화수학이 최종 확정된다면 최상위권 대학 입장에서는 자연계 학과 지원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상대평가인 내신 과목 수강으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해 두는 것이 수능 시험 준비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 현 중2의 학습 대비전략

내신과 수능이 동시에 바뀌기 때문에 고1부터 철저하게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① 기본에 충실한 학습전략이 중요하다

내신 전 과목이 상대평가로 학교생활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2028학년도에도 수시모집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통한 내신 대비 공부는 가장 중요하다. 수능 공부의 기본도 내신 대비를 통한 공부의 기초를 철저하게 익히는 데서 시작된다. 9등급에 비해서 등급 간 점수 폭이 넓어졌지만,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② 수능에 출제되는 과목만을 이수하면 안된다

국어 수학 영어는 일반선택과목이 바로 수능 과목이기 때문에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이고, 그 외 과목은 본인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다. 2022개정교육과정의 진로선택과목과 융합선택과목은 수능에 출제되지 않지만 상대평가로 과목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적절하게 선택해서 점수 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