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힘, 충남 천안 '민주당 아성' 깨뜨릴까

2024-01-04     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제22대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충남 수부도시인 천안 지역구 탈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천안 갑·을·병 지역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었다. 민주당은 수성을 목표로 총력전에 나설 조짐이다.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과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여권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왼쪽부터)문진석

천안갑, ‘리턴매치’ 주목

충남도의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천안갑 지역구에서는 지난 21대 선거의 리턴매치가 펼쳐질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과 국민의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각 당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선거 결과 초접전 끝에 1,328표(1.4%) 차 근소한 차이로 문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문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의 측근 그룹인 7인회 인사이며, 양승조 전 지사의 좌장 격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까지 ‘찾아가는 의정보고회’를 통해 차별화된 방법으로 주민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며 텃밭을 다지고 있다.

오는 6일 천안중학교에서 의정보고회를 통해 출마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설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차관을 지내며 인지도를 올린 신범철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 사임 후 고향 천안에 내려와 지역민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예비후보 등록 후 총선 출마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 밖에 민주당에서는 황천순 전 천안시의회 의장, 국민의힘에서는 박찬우 전 국회의원도 언급되고 있다.

황 전 의장은 최근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했으며,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전 국회의원은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으나,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박완주

천안을, 여야 치열한 공천 경쟁 예고

천안을 지역구는 현 박완주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되며 혼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박 의원이 3선을 지내는 동안 지역구를 공고히 다져왔으나 무주공산이 되며 민주당에서 다수의 후보자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국민의힘에선 현 정부 장관 출신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선 박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감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무려 6명의 인사가 예상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통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4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찾아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규희 전 국회의원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오인철 충남도의원도 등판을 예고했다. 김미화 천안시의원도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갖고 출격 의지를 내비쳤으며, 김영수 충남도당 청년위원장과 박기일 충남도당 대변인도 ‘젊은 신인’을 무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에게 패배 후 지역을 꾸준히 지키며 재도전을 위해 절치부심하던 이정만 천안을 당협위원장이 무난히 공천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등장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지난달 말 이임 후 곧바로 고향 천안으로 내려와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이 위원장과의 경선 대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략공천’ 아니냐는 얘기가 불거지며 지역 당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천안을 당원협의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공천과 같은 불공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 위원장을 지지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 위원장과 정 전 장관은 공주대 천안캠퍼스에서 오는 6일과 7일 각각 출판기념회를 열고 세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왼쪽부터)이정문

진보 텃밭 천안병, 세 이어가나?

진보 성향이 강한 천안병 지역구에서 이번 총선에서도 그 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016년 신설된 천안병 지역구에선 20대 선거, 2018년 재보궐선거, 21대 선거 결과 모두 민주당이 승리를 챙겼다. 국민의힘 이창수 당협위원장은 세 번의 선거에 모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에선 현 이정문 의원이 최근 자신의 두 번째 의정보고회를 열고 재선 의지를 다졌다. 이에 맞서 당내에선 전직 시·도의원들이 도전에 나섰다.

충남 대표 친이재명계로 통하는 장기수 국회공직자 윤리위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장 위원은 아직 중앙당 후보자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여성 가점 프리미엄을 앞세운 김연 전 충남도의원과 박남주 전 천안시의원도 각자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름을 알렸다. 두 인사는 예비후보 등록 후 지역 민심을 훑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이 3전 4기에 나선다. 현 이정문 의원과 맞붙게 되면 지난 21대 선거에 이어 리턴매치가 펼쳐지게 된다.

당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위원장은 지난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GTX-C 노선 천안 연장 등을 건의하는 등 중앙정부와의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4번째 도전을 공식화했으며, 회견 직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는 7일 나사렛대에서 출판기념회도 열어 설욕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진영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신 전 행정관은 천안지역 첫 번째로 예비후보 등록 후 지역 행사를 누비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실을 나와 지역과 중앙, 행정과 정치의 경험을 앞세워 이 위원장과의 공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진보당에선 권오대 천안시위원회 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편 천안은 현재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깜깜이’ 선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