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뇌성마비 장애인 출판지원
안씨와 김씨의 ‘세상의 뒤란에서 말걸기’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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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기념회 | ||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중증 뇌성마비 문학도가 한 대학의 도움으로 작품집을 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공주 동곡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안형근(42)씨와 김상규(40)씨.
이들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 오후 배재대 국제교류관에서 이 대학이 마련한 ‘세상의 뒤란에서 말걸기(창과현 발행)’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300쪽 분량의 이 작품집에는 안씨가 쓴 산문 46편과 김씨의 시 67편이 실려있다. 작품에는 몸의 장애를 떨쳐내고 마음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들이 배재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총학생회가 동곡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당시 학생부처장을 맡고 있던 정문권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이들의 글쓰기 소식을 들었다. 정 교수는 손가락을 자유로이 쓸 수 없어 손등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는 이들의 열정에 감명받아 글쓰기 지도에 나선다.
정 교수의 이러한 노력으로 이들은 2001년 첫 번째 작품집 ‘하얀 바람이 내게 말을 걸어오면(배재대출판부 발행)’을 출간했다. 이들은 또 2002년부터 배재대에서 철학과목과 문장이론, 실기 수업 등을 청강하며 명예 수료증을 받기도 했다.
안형근씨는 “우리의 이야기가 절망스러운 아픔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게 소망”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비장애인들이 동곡요양원 100여명의 가족과 중증장애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규씨는 “시를 쓰면서 밤을 꼬박 세워본 적도 있고, 마지막 시구가 안 떠올라 머리를 벽에 박고 소리쳐본 적도 있다”며 “변변치 못한 글을 아름답게 꾸며준 배재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재대 정순훈 총장은 “우리 사회의 한 축인 장애우를 돕는 것은 대학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라며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배재학당의 건학이념을 구현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뜻깊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쓰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