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약에서 3시간만에 마약 뽑아낸

2006-05-10     편집국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다이어트약을 국제우편을 통해 들여온 뒤 마약을 만들어 투약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새벽 3시쯤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한 반지하방에 들이닥친 경찰은 마약을 제조하고 있던 노모씨 등 2명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두 칸짜리 방에서 발견된 물품 가운데는 작은 알약이 담겨 있는 종이컵 크기의 약통 수십병이 있었다.

노씨 등은 이곳에서 전기 스토브와 여과용 필터 등을 이용해 불과 서너 시간 만에 마약 원료를 뽑아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보통 3-4일이 걸리는 마약 제조 시간을 불과 서너 시간으로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이 노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알약은 미국과 캐나나 등에서는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다이어트 약으로 마약 성분이 70% 이상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제품을 국내에서 사려면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할 뿐 아니라 마약 성분도 극소량이기 때문에 이들은 국제우편을 통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법을 쓴 것이다.

이같은 방법으로 올해 초부터 노씨 등은 54통의 알약을 캐나다에서 들여와 간단한 제조 방법을 통해 시가 1200만 원 상당의 필로폰 20여그램을 만들어 투약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마약 제조범들을 잡은 경우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마약 생산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차단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노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외국인 공범 1명의 뒤를 쫓고 있다.

CBS사회부 조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