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안 됐다더니'...소진공 유성 이전 공식화

2024-04-18     김용우 기자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18일 올 6월 내 본부 사옥 이전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전 장소는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이다.

대전시에 신도심 이전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변했던 소진공이 하루 만에 본사 이전을 공식화한 것.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br>

소진공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시설 노후화를 비롯해 근무환경 열악, 유사 공공기관 대비 처우 미흡 등의 이유로 본사 이전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또 해당 건물(지족동) 이전에 대한 직원투표 실시결과 80% 이상 찬성, 직원들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소진공 관계자는 “이번 사옥 이전으로 그동안 고생한 임직원의 근로환경 개선, 업무효율 확보를 통한 직원 역량 강화는 물론, 복지증진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진공은 이전을 둘러싼 각계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대전시 산하기관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소진공은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준정부기관이며, 대전지역을 지원하는 대전충청지역본부와 대전남부센터는 여전히 대전 중구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

대전시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날 오전 권경민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어제(17일) 소진공 측을 방문해 이전이 확정된 것이냐 물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유성의 거론된 장소도 여러 후보지 중 하나라고 했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양 기관이 논의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그동안 대전시의 제안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지만 소진공이 청사 이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원도심 내 이전을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대전시는 소진공 측 답변을 믿고 원도심 내 이전을 적극 협력할 의지를 보였음에도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현재 지역 정치권에서도 소진공 이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소진공이 원도심을 떠나겠다는 것은 설립목적을 정면 위해하는 것"이라며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 원도심 활성화의 가치를 버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박용갑 중구 국회의원 당선인도 "어려움을 겪는 원도심이 있는 공공기관을 신도심으로 옮기려는 건 말이 안 된다. 적극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소진공은 2014년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원도심인 중구 대림빌딩에 사옥을 마련한 이후 현재까지 원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소진공 직원 500여 명이 동시에 빠져 나갈 경우 원도심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