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태사다리’로 야생동물 보호 앞장서
- 맹꽁이가 산란지를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콘크리트 배수로에 ‘생태 사다리’ 132개소 설치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캠퍼스 내 어은동산에 서식하는 맹꽁이가 산란지를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콘크리트 배수로에 ‘생태 사다리’ 132개소를 설치했다.
산란지에서 태어난 새끼 맹꽁이가 서식지인 어은동산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생태사다리를 마련해 생명다양성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
맹꽁이는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지역 등에 분포하는 개구리목 맹꽁이과 양서류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II급이다. 맹꽁이를 포함한 두꺼비, 개구리, 도롱뇽과 같은 양서ㆍ파충류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 개체로서 생명 다양성 보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형 야생동물이다.
양서ㆍ파충류는 몸집이 작고 이동 습성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크리트 배수로와 경계석 등 높이가 낮은 인공구조물도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연직의 매끄러운 벽면은‘생태 사다리’ 없이는 넘어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모르타르 산포(Mortar Scattering)공법을 적용한 내구성 있는‘생태 사다리’를 콘크리트 배수로 벽면에 설치함으로써 소형야생 동물의 이동을 도울 수 있다.
문영주 시설관리부장은 “이 지역은 한국과학기술원이 세워지기 전에는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전형적인 옛 농촌지역이었다.
본원의 설치로 생명 다양성이 일부 훼손되기도 하였지만 모르타르 산포공법의 생태 사다리를 적용한다면, 기설시설의 구조와 기능은 보존하면서도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여갑 시설팀장은 “콘크리트 배수로와 맨홀이 맹꽁이의 주요 산란처로 이용되고 있지만 급경사 벽면은 부화 후 서식처인 어은동산으로의 탈출·이동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간 편의 위주로 설치된 캠퍼스 시설물에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생명 다양성 복원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라고 사업추진 배경을 밝혔다.
생태연구가, 환경운동가, 유치원 및 초중고 학생 그리고 숲 해설가 등 생태환경 보존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카이스트 현장을 방문, 곳곳에 설치된‘생태 사다리’를 관찰하고 새로운 생태 보전 방법을 터득하기도 한다.
한국양서파충류학회 문광연 이사는 “양서파충류가 야생에서 적정한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어야 전체 생태계의 안정적 평형을 이룰 수 있다, 산업근대화로 양서파충류의 서식 환경이 크게 훼손되었지만, 양서파충류의 이동을 돕는 생태 사다리는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해줄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 중 한가지 이다”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오늘날 모든 기업들은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ESG 경영 환경분야 실천 방안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류의 보호활동이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원은 소형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2022년부터 캠퍼스 내 콘크리트 수로를 생태 친화적 수로로 개선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보전 및 복원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