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10억원 지원 프로젝트' 무산 위기
'실탄' 부족에 시달리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를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도우려던 열린우리당 서울시 의원들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열린우리당은 서울지역 의원 30명은 지난 7일 강금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이 끝난 직후 모임을 갖고강 후보의 부족한 선거운동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에서 3천만원씩을 신용으로 대출받아 약 10억원 가량을 빌려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선거가 끝난 뒤15%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후보에게는 국고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이 때 돌려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은 이에따라각 의원들로부터 동의서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아 농협에 제시하고 대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다. 대출을 신청한 의원 가운데 13명을 제외하고는 이미 국회의원들의 신용대출한도인 5천만원을 채운 상태여서 더 이상의 대출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마나 대출이 가능한 13명도 강 후보에게 빌려주기로 한 3천만원을 모두 대출받을 수 있는 실정이 아니어서 천만원이나 2천만원밖에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의원이 상당수였다. 10억원을 모금해 빌려주기로 한 계획을 달성하기는 커녕 2,3억원을 모금해 빌려주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가난하기 때문이다.특히 서울지역 의원들의 경우 상당수가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거나학생 운동권 출신 등으로 돈과 담을 쌓고 지냈던 사람들이다. 더욱이 이들은 의정활동에도 비교적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후원금과 세비만로는 정책활동과 지역구 관리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역 한 의원은 "신용대출한도는 이미 오래전에 초과했고 여기 저기서 돈을 빌려 근근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3천만원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고 귀뜸했다.
사정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의원들이 '신용대출' 전략을 수정해 연대보증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는가 하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잡혀 추가 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현재 5억원 가량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당 위원장인 유인태 의원이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서 대출을 사정하는 등 백방으로 뛰었다는 것이 서울지역 의원들의 전언이다.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의 한 관계자는 "어렵게 5억원 가량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목표한 액수의 50%에 불과하다"며, "열심히 노력하면 2억원 가량을 더 대출 받을 수는 있겠지만10억원을 채우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