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선택, 일생의 탁월한 선택"

2006-05-15     편집국

"비록 몸이 불편해 카네이션을 들고 찾아 오진 못해도 제자들의 전화 한 통화에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납니다"

15일 제25회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20년 동안 장애학생들의 직업교육에 온 힘을 쏟으며 학생들을 지도한 춘천 동원학교 이보숙(44) 교사가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일반학교와는 달리 정신·신체장애 학생들이 공부하는 특수학교에는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찾아오는 제자와 학부모들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교사는 직장이나 대학생활을 잘하고 있는 제자들로부터 "너무나 감사하다"는 전화 한 통화에 감격해 "특수교사일을 선택한 것이 내 일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지난 1986년 춘천 동원학교에 첫 발령을 받은 이 교사는 "정신지체와 신체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며 "특수교사들이 일선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일 중 하나가 학생들의 대·소변을 처리하는 일"이라며 특수교사직에 대한 어려움을 회상했다.

2~3년이 지난 후 이 교사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직업교육이다. 학교를 졸업한 장애 학생들이 사회 적응을 못해 곧바로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춘천시청과 교차로, 전화번호부 등에서 지역 업체들의 연락처를 알아내고는 일일이 사업체를 방문, 장애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학교교육과 지역 업체와 연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9명의 제1회 춘천 동원학교 졸업생 가운데 3명이 서울로 취업, 현재까지 일을 하고 있으며 모두 결혼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이 교사가 10여년 간의 특수교사 경험을 토대로 만든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연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은 지난 2002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서 1등급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전국 특수학교·학급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정신지체 자매를 대학에 입학시킨 일은 특수교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당시 강릉 오성학교에서 근무하던 이 교사는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 자매를 가르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시켰으며 이 후 2004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후 대구대 재활과학대에 입학시켰다.

이 교사의 장애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교사는 장애학생들에게 "우리도 남과 다르지 않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매달 무의탁 노인보호시설과 연탄은행 등을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며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나눠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이 교사는 "특수교사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단 한번도 후회해 본적이 없다"며 "꿈을 가진 장애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안은복 기자 rio@kado.net/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