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사퇴 촉구 ‘봇물’

김형석 관장 임명...정치권·시민단체 강력 반발 잇따라 보훈부 “절차상 문제 없고, 뉴라이트 계열 인사 아냐”

2024-08-07     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계열 인물로 알려진 김형석 (재)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임명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6일 김형석 이사장을 제13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8일부터 3년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김형석 이사장이 뉴라이트 인사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중요한 장소인데, 뉴라이트 인사가 관장이 되면 독립기념관 역할이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광복회는 김 이사장을 '뉴라이트'라고 겨냥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가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관장 후보 3명을 선발해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립기념관장 후보 심사 과정에서 김구 선생 장손, 광복군이자 6·25 전쟁 유공자였던 인물 자손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탈락해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독립기념관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7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가보훈부의 역사적 관점은 뉴라이트로 점철된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김형석 이사장은 면접에서 일제강점기에 ‘우리 국민 국적이 일본이었다’며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렇게 독립운동을 평가절하하는 뉴라이트 인사 임명은 독립기념관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를 철저히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진석 국회의원(민주당, 천안갑)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형석 이사장은 제주 4·3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고, 홍범도 장군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퍼뜨리는 칼럼을 쓰며 독립운동사 폄훼에 앞장선 인물”이라며 “역사의식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이 공직에 들어오는 윤석열 정부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문 국회의원(민주당, 천안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취소와 독립기념관장 제청권자인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민족의 성지 독립기념관을 치욕스럽게 만들고, 천안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은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정권에서 역사 왜곡의 거대한 음모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독립운동 정신과 독립기념관 설립 정신에 어긋나는 반민족 친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권오대 진보당 천안시위원장과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도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에 가세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보훈부는 임명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신임 관장은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독립기념관장은 독립기념관법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중 국가보훈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형석 이사장은 총신대 교수를 거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맡았고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총장, 안익태재단 연구위원장, 통일과나눔재단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