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주사로만 뇌질환 진단” 기술 개발

단국대·서울대·UNIST 공동 연구 기존 진단 방식의 수술 위험 해결

2024-08-13     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국내 연구팀이 수술 없이 주사로만 뇌전증 등 뇌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국대학교병원은 현정근 교수(재활의학과) 연구팀이 서울대 강승균·UNIST 김주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생분해성 전자 텐트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이 기술은 주삿바늘로 전자 텐트를 체내 조직에 삽입해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기존 뇌전증 진단을 위해서는 두개골을 넓게 제거하고 전극을 삽입하는 위험한 수술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뇌출혈, 뇌감염, 뇌척수액 누출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수술 후 신경성 고혈압 등 합병증이 우려됐다.

‘생분해성 전자 텐트’는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비침습적으로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형상기억 고분자와 초박막형 생분해성 무기질 전자 소자를 사용해 두개골과 뇌 사이의 5㎜ 이내 좁은 공간에서도 전자 텐트가 파손되지 않고 고르게 펼쳐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사기를 통해 주입된 전자 텐트는 뇌 안에 대면적으로 펼쳐져 뇌 전체를 덮는다. 이 소자는 진단이 끝난 후 자연스럽게 분해돼 사라진다. 이에 장기적으로 신체에 남아 있는 의료기기 잔여물이 일으키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뇌전증 외에도 뇌졸중, 뇌 수두증과 같은 뇌질환 진단에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파킨슨병과 같은 운동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뇌질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정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뇌질환을 효과적으로 진단·치료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핵심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기술은 국제저명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