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된 '광복절 경축식', 천안시가 대신 연다
김석필 부시장, 자체 행사 계획 밝혀..“37년 정통성 유지”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충남 천안시가 독립기념관이 취소했던 광복절 경축식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석필 천안시 부시장은 14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복절의 의미와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독립기념관은 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기념관 내 겨레의 집 일대에서 개최 예정이던 광복절 경축식을 최근 돌연 취소했다.
최근 취임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정부가 서울에서 주최하는 광복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이유에서다.
독립기념관은 1987년 개관 이후 매년 광복절 경축식을 진행해 왔다. 태풍 등 기상 상황 악화와 정부 중요 행사 등으로 인해 자체적 행사 진행이 어려운 경우에도 정부나 지자체와 연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최해 왔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참석까지 계획된 상황에서 개최가 임박해 경축식 행사를 취소한 건 이례적이라 이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다.
김석필 부시장은 “광복절 경축식은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기념관 건립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자체적으로 경축식을 열어 독립기념관 37년의 정통성을 계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축식 취소에 따른 부정적 여론에 따라 기념식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같이 결정했다”며 “천안시라도 단독으로 애국정신을 계승해 행사를 추진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행사 추진에 관해 독립기념관과 협의를 마쳤다"며 "시민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안전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축식은 오는 15일 독립기념관에서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시민과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로 개최될 예정이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과 주제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특별기획전 및 전시관 관람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천안시가 경축식을 자체 개최하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 관장은 이날 오후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중으로 경축식 취소 공문이 아닌 변경 공문을 다시 올리라고 지시했다”며 “사무처장 이하 전 직원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행사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관장은 취임 전부터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되며 역사관 논란으로 잡음이 일었다. 여기에 독립기념관이 자체 경축식마저 취소하자, 김 관장 임명 철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