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 만든다

독성 가스(포스겐) 사용하지 않고 MDI(폴리우레탄 원료) 제조 공정 개선 및 고효율 촉매 개발 환경 전과정평가 결과, 기존 방식 대비 CO₂배출 16.1% 감소, 인체 독성 영향 22.8% 감소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Green Chemistry 2024년 7월호 및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024년 8월호 논문 게재

2024-08-19     이성현 기자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이진희, 안진주, 박지훈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인체·환경적 유해 요소를 줄여준다. 또한 합성 부산물을 줄여 생산 효율도 높였다.

개발한 공정 모델을 바탕으로 앞으로 공정 규모 확대와 함께 촉매 및 공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2030년 경 실증 테스트를 거쳐 국내 산업계의 MDI 제조 기술력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우레탄은 2가지 원료(폴리올, 이소시아네이트)를 반응시킬 때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며 굳어지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폴리우레탄은 밀도를 조절해 딱딱하거나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폴리우레탄의 2가지 원료 중 ‘이소시아네이트’는 종류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TDI(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와 MDI로 나뉜다.

플라스틱의

TDI는 주로 부드러운 소파·매트리스·자동차 시트 등 쿠션 제품에 많이 쓰이고, MDI는 딱딱한 경질폼부터 말랑한 연질폼까지 두루 사용된다. 경질폼은 열전도율이 낮아 냉장고·LNG 선박·건물의 단열재로, 반경질폼은 차량 대쉬보드·합성가죽으로, 연질폼은 고밀도 매트리스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코팅·접착제로도 사용된다.

현재 기업들은 이소시아네이트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독성 가스인 포스겐을 사용 중이나, 시장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포스겐 없이 이소시아네이트를 만드는 친환경 기술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한다.*

* (출처) Global Information(2024.2), MDI 시장 점유율 분석, 산업 동향 및 통계, 성장 예측 https://www.giikorea.co.kr/report/moi1444119-methylene-diphenyl-di-isocyanate-mdi-market-share.html

한편 그동안 폴리우레탄 생산 분야에서는 원료(폴리올, 이소시아네이트) 제조 과정에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어 왔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CO₂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특히 EU의 에코 디자인(ESPR) 법률 개정(2024.7.18.) 등 세계적인 환경 규제 도입 추세를 감안할 때, ‘전과정 평가(LCA)’를 실시해 객관적인 인체·환경적 유해성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있다. 이는 향후 대규모 실증 연구에 활용할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CO₂를

기존 MDI를 생산하는 방식은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1번 아닐린 제조(니트로 벤젠, 수소 반응), 2번 MDA(디페닐 메틸 디아민)라는 중간 물질 제조 과정(아닐린, 포름알데히드 반응), 3번 포스겐 제조 과정, 마지막 4번 과정에서 MDI 제조(MDA, 포스겐 반응)가 이뤄진다.

연구팀은 포스겐 없이 MDI를 제조하기 위해 2가지 공정을 변경했다. 첫 번째는 기후위기 유발 온실가스 1, 2위인 ‘메탄과 CO₂’를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수소’가 섞인 합성가스로 바꾸는 ‘CO₂ 재활용 공정’이다. 두 번째는 ‘포스겐’ 대신 ‘메탄올, 일산화탄소, 산소’를 반응시켜 다른 중간 물질로 바꾼 뒤 MDI를 만드는 ‘포스겐 대체 공정’이다.

합성가스 속 수소는 MDI 제조 첫 단계인 아닐린 제조 과정에 쓰인다. 이후 일산화탄소는 포스겐 처리(기존 방식 3, 4번 과정) 대신 쓰인다. 결국 CO₂ 배출과 독성가스 사용을 모두 줄이거나 없앨 수 있게 된다.

다만 포스겐 대체 공정은 중간 물질 MDA에서 또 다른 중간 물질 MDC(메틸렌 디페닐 디카바메이트) 전환을 거쳐 MDI가 생산되는데, MDC 전환 과정이 포스겐 처리에 비해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공정별 반응 조건과 결과를 수식화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 평가에서는 주로 기후변화와 인간 신체에 대한 독성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6.1% 감소,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하였다.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2024년 연속공정 개발과 공정 통합화를 시작으로, 2030년 경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화학 공정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화학공학 저널(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 15.1))’ 2024년 8월과 ‘그린화학(그린 케미스트리, Green Chemistry(IF : 9.3))’ 2024년 7월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