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파행...시장·국민의힘 의원들 자리 박차
홍성표 의장, 음주차량 동승한 간부 공무원 승진 언급 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한 채 진행...반쪽짜리 회기 전락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충남 아산시의회 임시회 도중 시장과 집행부, 시장과 같은 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 나 선거구)의 개회사 발언을 문제 삼고, 임시회가 개회하자마자 회의장을 퇴장한 것.
아산시의회는 23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5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었다. 홍성표 의장은 개회사에 나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았으나,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국장으로 승진한 시 공무원을 언급했다.
홍 의장은 "시는 지난 5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공무원 A씨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A씨가 몰던 차량에 동승한 B, C씨가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았지만 어떠한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특히 동승자 B씨는 지난달 초 정기인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지 불과 4년여 만에 국장으로 승진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음주운전은 본인은 물론 타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범법행위"라며 "집행부에서는 시정운영에 있어 공정·형평을 바로 세워 시민 중심 행정을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기 진행과 무관하다", 정상적인 회의를 진행하라", "의장이 법관인가?" 등 목소리를 높였고, 홍성표 의장은 "조용히 해달라", "의장은 발언 권한이 있다"로 맞서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후 박경귀 아산시장과 시 집행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 진행이 어려워지자, 홍성표 의장은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한 지 약 50분이 흐른 뒤 집행부 일부는 다시 회의장에 들어왔으나, 박 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결국 임시회는 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한 채로 진행됐다. 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채 진행되며 반쪽짜리 회기라는 오명을 남겼다. 아산시의회 의원은 민주당 9명, 국민의힘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희영 의원(민주당, 바 선거구)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단체 퇴장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부하며, 시민만을 바라보며 모두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아산시의회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는 오는 30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