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시, 의료대란에 더 적극적인 대비를 촉구한다

2024-09-10     충청뉴스
고준일

추석이 코앞입니다. 거리엔 온통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를 보내라는 현수막이 가득하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에 혹시라도 아프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애꿎은 국민들만 불안에 떨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오만, 그리고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세종시 지방자치단체장은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의사 늘리기'라는 정부의 단순한 방법에 기대는 것이 아닌, 세종시의 특성을 고려한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저도 세종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종시에 제대로 된 대책을 촉구하며 추석 연휴에 대비한 세종시는 의료대란을 미리 예방하고 대비할 대책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추석 연휴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응급 의료 체계의 강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연휴에는 평소보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종시 내 주요 병원들이 연휴 기간 동안 비상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과 당직 병원, 약국의 정보를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이나 모바일 앱 등을 적극 활용하여 시민들이 필요한 의료 정보를 신속히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비응급 환자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추석 연휴 동안 경증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 응급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종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비응급 환자를 위한 대체 진료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휴 기간 동안 경증 환자가 방문할 수 있는 의원과 병원을 사전에 지정해 시민들에게 공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병원들은 예약제를 도입하여 과도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의료진의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약국 이용을 통한 진료 공백 해결이 필수적입니다. 연휴 동안 약국의 휴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부족 문제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세종시는 당번 약국을 미리 지정하여 연휴 기간 동안의 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며, 당번 약국의 위치와 운영 시간을 시민들에게 철저히 알리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약국과 병원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필요시 환자가 적시에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예방적 건강 관리 캠페인을 강화해야 합니다. 의료대란을 예방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안은 시민들의 예방적 건강 관리입니다. 세종시는 추석 연휴 전에 시민들에게 기본적인 건강 관리 수칙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추석 연휴 동안의 건강 관리 방법, 약 복용 시 주의사항 등을 사전에 안내하여 응급 상황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과 백신 접종의 중요성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대책들은 이미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세종시는 세종시만의 특성을 고려한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탁상행정이 아닌 시민을 위한 진정한 자세와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민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응급 의료 서비스의 강화, 비응급 환자에 대한 적절한 대응, 당번 약국 운영 및 정보 제공, 시민 건강 관리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추석은 가족이 모여 사랑과 정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는 불안과 공포를 나누게 생겼습니다. 병원 응급실 앞에서 밤새 노숙하는 게 새로운 추석 풍경이 된다면,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 ‘고통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도 더 이상 국민을 볼모로 잡지 말고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사랑하는 세종시민 여러분, 부디 건강하고 안전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프지 마세요. 올해는 특히 더 그래야 합니다.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