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천안시장 “거리 멀다고 독립기념관 새로? 말 안 돼"

기자간담회 열고 독립기념관 대표성과 위상 약화 우려 경기도·보훈부 "천안에 있어 국민이 쉽게 찾을 수 없어"

2024-09-30     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박상돈 천안시장은 30일 "거리가 멀다고 경기도에 독립기념관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가 추진 중인 제2독립기념관 건립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기도 독립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종찬 광복회장과 역대 독립기념관장(7대, 12대)들도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여기에 국가보훈부도 서울에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가칭)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훈부는 국내에서 일어난 교육, 문화, 계몽·학생운동 등 다양한 독립운동 콘텐츠를 담은 새 기념관을 2027년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내 후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보훈부는 기존 독립운동 관련 기념관이 해외 무장투쟁과 인물 위주로 돼 있어 다양한 독립운동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또 독립기념관이 천안에 있어 국민이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수도권에 기념관을 지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은 "독립운동에 관한 자체 선양시설은 민족문화 정체성 확립과 독립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보존하는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수많은 국민의 성금을 모아 독립기념관을 건립했는데, 제2·3독립기념관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천안 독립기념관은 지난 37년간 겨레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며 전 국민의 올바른 국가관 정립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제2·3독립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은 천안 독립기념관의 대표성과 위상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천안이 지리적으로 멀어 경기도에 독립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헛소리”라며 "천안에서 KTX로 37분 거리에 서울역, 27분 거리에 수서역이 있다. 고속버스로도 1시간이면 서울에 도착한다”고 발끈했다.

아울러 "김태흠 충남지사도 전적으로 뜻을 같이하고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의식 있는 국민이라면, 천안시 입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82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을 계기로 구성된 독립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는 500억 원의 국민 성금을 모아 1987년 8월 15일 천안시 목천읍에 독립기념관 문을 열었다.